상가 세입자 사망? 장사 소질 없는 세입자의 상속인 어쩌나
상속인이 동업자일 경우 제소전화해도 유효
상속인이 제소전화해 조서 위반 시 승계집행문 부여절차 거처야
글‧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전문 변호사
“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문제는 세입자와 저는 계약 당시부터 제소전화해도 했다는 겁니다. 이 경우 사망한 세입자의 상속인에게 제소전화해 이행을 요구해야 하는지 아니면 계약이 해지되는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상가 임대차에서 세입자가 사망할 경우 제소전화해 승계를 두고 상속인과 건물주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임대차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따라 제소전화해 효력이 끝날 수 있다.
계약 관계에서 한 당사자가 사망할 경우 법률상 그의 상속인에게 권리와 의무가 승계되기도 한다. 때문에 보증금반환 청구권이 승계되는 상가 임대차에서 제소전화해가 성립된 상황이라면 사망한 세입자의 상속인에게 제소전화해 이행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제소전화해가 성립된 상가 임대차라도 상속인이 임대차 관계를 이행할 능력이 없다면 제소전화해 이행 책임은 없다.
제소전화해란 소송을 제기하기 전 화해를 한다는 뜻으로 법원에서 성립 결정을 받는 제도다. 화해조서가 성립되면 강제집행 효력을 가진다. 주로 상가임대차 관계에서 많이 활용된다.
민법에는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재산과 관련된 권리와 의무를 상속인이 승계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즉 상속은 돌아가신 분의 재산뿐 아니라 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는 계약과 관련된 의무와 권리를 승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상가나 주택의 임대차 계약도 마찬가지로 계약이 끝나면 세입자가 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세입자가 사망한다면 그 권리와 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된다. 반대로 건물주는 사망한 세입자의 상속인에게 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상가 임대차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주택의 경우 세입자가 사망하더라도 함께 거주한 상속인이 임차권을 승계 받아 계속 거주할 수 있지만, 상가 임대차에서는 장사를 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사망으로 인해 더는 상가에 대한 사용수익이 어렵다면 계약해지 사유가 된다고 봐야 한다. 가령 상속인이 세입자가 운영하던 업종에 소질이 없고 장사를 한 경험도 없다면 세입자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상가 임대차에서 세입자의 사망은 중대한 계약해지 사유가 되기에 제소전화해 효력도 사라지는 것과 같다. 이 같은 사례는 현실에서도 종종 발생하여 건물주와 상속인의 합의로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는 일이 많다.
반면 세입자가 사망하더라도 계약과 제소전화해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세입자의 아들이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을 계획으로 세입자가 운영 중인 점포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었던 경우다.
주택 임대차에서 세입자가 사망하더라도 상속인이 함께 거주하고 있었던 경우 세입자의 사망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해당 주택에서 계속 거주하는 경우와 비슷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상가 임대차 기간 중 아버지인 세입자가 사망한다면 동업 중이던 아들의 판단에 따라 제소전화해 효력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아들이 아버지의 사망 후에도 가업을 잇길 원한다면 세입자의 지위를 승계받을 수 있다.
한편 세입자의 상속인이 계약을 승계 받아 점포를 운영하던 중 조서를 위반했을 때는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제소전화해는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기 때문에 당사자 특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세입자의 사망으로 인해 제소전화해 성립 당시와 당사자가 달라졌기 때문에 건물주는 승계집행문을 부여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승계집행문은 제소전화해 성립 당시와 현재 점유자가 달라졌기에 당사자를 변경해 집행문을 다시 발급받는 절차다. 다만 세입자의 사망으로 진행된 상속 승계에서는 승계집행문 부여가 어렵진 않지만, 그 외 일반적인 사유로 변경된 경우에는 명도소송부터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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