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낯선, 염혜란의 얼굴 [D: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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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마스크걸'이 공개된 지 2주 만에 비영어권 TV부문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출중한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염혜란이었다.
특히 '더글로리'에 이어 '마스크걸'까지 이어진 역대급 캐릭터 소화력은 염혜란이라는 배우가 가진 또 다른 얼굴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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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따르면 오리지널 ‘마스크걸’이 공개된 지 2주 만에 비영어권 TV부문 주간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총 740만 시청수를 기록했고, 공개 이후 현재까진 총 5080시간 시청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현정과 나나, 신인 이한별까지 세 배우가 김모미를 연기했고, 김모미를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 역은 안재홍이,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은 염혜란이 맡았다. 출중한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염혜란이었다. 인상적인 걸 넘어 강렬한 충격이다.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라던 가정폭력 피해자 강현남(넷플릭스 ‘더글로리’), 엘리트 이혼전문 변호사로 바람둥이 연하 남편으로 속앓이하는 홍자영(KBS2 ‘동백꽃 필 무렵’), 치유의 능력을 가진 카운터이자 국숫집 주방장 추매옥(OCN ‘경이로운 소문’) 그리고 아들의 복수에 나선 비뚤어진 모성애의 소유자 김경자(넷플릭스 ‘마스크걸’)까지.
염혜란처럼 친근한 배우가 있을까. 그는 흔히 ‘틀면 나온다’고 표현되는 다작 배우다. 그런데 이 친근한 배우가 드라마 속에선 매번 낯설다. 어떤 캐릭터가 주어지느냐에 따라 얼굴을 완전히 바꾸기 때문에 그의 연기에선 기시감을 느낄 새가 없다. 표면적으로 비슷한 캐릭터,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더글로리’의 강현남과 ‘마스크걸’의 김경자도 염혜란은 캐릭터의 서사를 표정과 목소리, 제스처로 표현하면서 전혀 다른 인물로 만들어낸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염혜란은 이런 말을 했다. ‘나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염혜란에게 당시 연극을 보러 온 봉준호 감독이 해준 말이다. 그는 봉 감독의 눈에 띄면서 스크린 데뷔를 했다. 염혜란은 “연극 무대에서 남의 말로 하지 말고 너의 말로 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나에서 출발하는 이야기, 내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내 목소리로 시작해서 그 인물까지 가는 작업을 연극에서 처음 배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다진 덕분에 염혜란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옆집 이웃 같은 생활 연기는 물론이고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섬뜩한 악역, 그리고 깊은 감정 연기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심지어 악귀를 잡는 판타지도 염혜란을 통해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더글로리’에 이어 ‘마스크걸’까지 이어진 역대급 캐릭터 소화력은 염혜란이라는 배우가 가진 또 다른 얼굴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염혜란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현재를 ‘전성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가 정점이면 내려갈 길이 있는 거니까, 전성기라는 생각은 최대한 하지 않고 그냥 길을 계속 걷는 느낌이다. 배우 생활로 봤을 때는 한 지점일 뿐”이라는 그의 말처럼, 염혜란은 또 다른 낯선 얼굴로 다른 작품에 등장할 거라는 확신을 주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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