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재테크]살까 말까 오피스텔, 아직은 신중론 대세
아직 거래량 적고 아파트에 비해 세금 불리
입지서 청약성적 갈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도 다소 살아난 분위기다. 최근 서울 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대다수의 오피스텔이 완판에 성공했으며, 일부 지역의 오피스텔은 프리미엄(웃돈)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 부담이 계속 이어지는 데다 아직 거래량도 미미한 상황이라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매매수요가 저조하고 아파트에 비해 대출이나 세금 등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는 것은 필히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입지·가격에 갈린 청약 성패 …상당수는 고전오피스텔 청약 시장에서 최근 완판에 성공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충북 청주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오피스텔은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234실 모집에 6606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 28.2대 1을 기록했다.
7월에 분양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오피스텔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49실 모집에 5225명이 몰렸다. 6월에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최고 41대 1, 평균 4대 1의 양호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에서 분양한 ‘평택역 경남아너스빌 디아트’ 오피스텔은 경쟁률 21.9대1의 경쟁률로 전 호실이 단기간 계약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들 오피스텔 모두 입지, 분양 가격 등에 우위가 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끈 곳들이다.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오피스텔 시장과는 거리가 먼 물건들이다.
실제로 올해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 물량과 청약 경쟁률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적으로 신규 공급된 오피스텔 물량은 2641실(18개 사업장)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오피스텔은 청약에서 고전했다.
지난 6월 부산에서 선보인 한 오피스텔은 49실 모집에 4명 만이 청약을 신청했으며, 4월에 선보인 인천 신흥동의 한 오피스텔은 161실 모집에 청약자는 3명에 그쳤다. 대전의 한 오피스텔도 지난 4월 832실에 대한 청약 모집을 실시했으나 청약자는 7명에 불과했다.
매매가 역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오피스텔 매맷값은 직전 분기(1분기) 대비 0.8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1.19%에서 하락 폭이 축소됐지만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 평균 가격은 2분기 기준 전국 2억1052만원, 수도권 2억2592만원, 지방 1억4687만원으로 조사됐다.
가격과 거래가 급격히 쪼그라든 데에는 주택경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여전히 높은데다 전반적인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불확실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오피스텔 경우 아파트보다 미분양 물량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피스텔처럼 비아파트들은 미분양 통계로 잡히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열 채 중 네 채에 대해서만 미분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아파트 규제 완화로 장점 사라져오피스텔 시장이 완연히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구조적인 단점을 갖고 있어서다. 오피스텔은 세법상 주택으로 분류된다. 오피스텔을 취득하면 유주택자가 된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되고, 아파트 청약에서 불리해진다. 하지만 대출받을 땐 비주택으로 간주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다.
특히 오피스텔은 집값 상승기에 아파트 대체재로도 인기를 끌었는데 부동산 하락기에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면서 최근 인기가 차갑게 식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 산정에는 포함되는데 특례보금자리론 등 혜택에는 제외되면서 아파트보다 여러모로 이점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오피스텔 투자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적지 않다. 따라서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원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또 수익률 측면에서 검증됐더라도 출구전략을 생각하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인 가구의 유동성과 같은 월세면 신축 선호, 아파트로 전환 등을 감안해야 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통해 그 투자금을 회수하는 임대 수익형 상품이기 때문에 임대료에 민감하다”며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오피스텔 연간 임대 수익률이 5%를 넘기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아파트 시장이 완전히 살아나야 오피스텔 시장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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