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30초 '멍'…81세 美공화당 1인자, 또 건강이상설
올해 81세로 고령인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캔터키)가 기자회견 중에 갑자기 말을 멈추는 모습을 보여 건강이상설이 다시 불거졌다. 그는 지난 7월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였던 바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매코널 대표는 30일(현지시간) 캔터키주 커빙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6년에 다시 선거에 출마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두 차례 반복한 뒤 "그것은…"이라고 말한 뒤에 약 30초가량 멍하니 앞쪽을 응시했다.
이에 옆에 있던 보좌관과 잠시 대화를 나눴고, 보좌관은 "미안하지만 잠시 기다려달라. 크게 말해달라"면서 회견을 재개했다.
매코널 대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 중에 잠시 현기증을 느껴 멈췄다"면서 "매코널 대표는 괜찮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다음 행사 전에 의사와 상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매코널 대표는 지난 7월 26일에도 공화당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갑작스레 표정이 굳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에는 20초가량 무반응 상태가 계속됐는데, 동료 의원들이 황급히 몰려들어 그를 부축하고 자리를 떠났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국 상원 역사상 최장수 원내사령탑으로, 당내 합리적 인사로 분류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 등을 계기로 사이가 틀어졌다.
한편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런 모습에 대해 극우 성향의 친(親)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엑스(옛 트위터)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 등을 열거하면서 "미국 지도자들의 심각한 고령화 건강 문제와 정신 건강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면서 "이들은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와 허리케인 이달리아 등 재난 관련 행사에 참석해 매코널 대표와 관련,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이견이 있지만 그는 좋은 친구"라면서 "오늘 연락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고령을 이유로 재선 출마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AP와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최근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관련된 연상 단어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6%가 '늙은', '시대에 뒤떨어진'과 같은 단어를 꼽기도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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