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표가 이재명 지지"…잼버리 계약 6곳이 野인사였다

김준영 2023. 8. 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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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계약을 맺은 업체 중 6곳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있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잼버리 관련 계약 업체’의 사업자 대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지난 11일 전북 부안군 일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지 모습. 조기퇴영으로 인해 야영지 각종 물품이 정리되는 가운데 부지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나있다. 연합뉴스


양 의원에 따르면 6곳 업체는 각각 한 건씩 총 6건, 3억7186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1건을 빼곤 모두 수의 계약이었으며 소재지는 모두 전북이었다. 지난 14일 본지가 민주당 전북도당 전주을 지역위원회 직능위원장이 대표인 업체가 8건 계약(이 중 7건은 수의 계약)으로 23억5900만원을 따냈다고 보도한 사례까지 합치면, 총 7개 업체가 14건의 계약으로 27억3153만원을 받아간 것이다. 〈중앙일보 8월 14일 3면 참조〉

먼저, 2021년 6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군산에서 사업을 시작한 행사대행업체는 지난달 ‘잼버리 군산시 홍보관 장비임차 용역’ 명목으로 1965만원 계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 이 회사 대표 A씨는 지난해 3·9 대선 때 민주당 전북도당 청년위원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A씨는 지난 26일에도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에서 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후 페이스북에 “오랜만에 쉬는 첫 주말을 보람되게!!”라고 썼다.

전주 소재 행사대행업체도 ‘잼버리 성공 개최 범도민 다짐 행사 대행 용역’으로 1794만원 계약을 맺었다. 대표 B씨 역시 지난 대선 때 ‘전북 마을 자치혁신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 지지 선언을 했고, 지난해 11월엔 민주당 전북도당 전주갑 지역위원회 홍보소통위원장에 임명됐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대원들이 지난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조기 철수를 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자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버스 1000여대를 동원해 156개국 3만6000여명을 수도권으로 철수시켰다. 뉴스1


또 지난 대선 때 전북경제인협회 간부 자격으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C씨의 업체도 ‘잼버리 영내 대형 연날리기 용역’(2080만원)을 수임했다.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소속 전주시의원을 지낸 D씨의 업체도 ‘전시 공간 조성 관급자재 재료 구입’ 명목으로 2645만원을 받았다.

전주방송은 2018년 ‘잼버리 전라북도 홍보관 운영 행사대행 용역’으로 2억6800만원을 계약했고, 당시 대표는 김택곤씨였다. 김씨는 민주당 추천 몫으로 2011~2014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산 경남고 동기이자 최강욱 민주당 의원의 후원회장인 승효상 건축가는 ‘잼버리 과정 활동 경관 쉼터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용역’(1900만원)을 맡았다.

양금희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 때 민주당원이었던 건 맞지만, 작년 중순께 전라북도 소속 청년정책조정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탈당했다”며 “수의 계약을 체결한 지난 7월도, 지금도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전북엔 민주당원이 많아서 겹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 전주방송은 전북 내 규모가 큰 업체고, 승효상씨도 유명 건축가다. 단순히 민주당과 관련 있다고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양금희 의원실


양금희 의원은 “잼버리 관련 계약의 70% 가까이가 수의 계약으로 이뤄진 게 수상한 상황에서 민주당 관련 인사 여럿이 수의 계약 수혜자라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감사는 물론 국회 차원에서도 엄중히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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