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철근 "與 수도권 위기는 현실…대선연합군 복원해야"

정계성 2023. 8. 31. 0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존 이념·지역 구도로는 총선 필패"
"2030·중도·호남 더해야 수도권 우위"
"강서구 보궐, 통합형 후보로 공천 해야"
김철근 국민의힘 전 당대표 정무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철근 국민의힘 전 당대표 정무실장이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대선 연합군 복원"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존의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20~30대 청년, 호남이 결합했던 지난 대선의 구도를 되살려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김철근 전 실장은 30일 본지와의 긴급 인터뷰에서 "보수는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PK(부산·경남)를 흡수했고, 선거구도를 호남 대 비호남으로 짜서 승리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호남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영남 대선후보를 내고 성공하면서 수도권은 민주당 표를 깰 수가 없다. 이념과 지역 대결로 가서는 수도권은 참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수도권 위기 상황을 깬 것이 바로 2021년 서울시장 재보선과 2022년 대선이었다"며 "전통적 이념·지역 대결 구도에서 탈피해 세대포위론과 호남 확장이 됐다"며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5·18 사과를 했고, 당대표가 호남 구석구석을 찾아 경제·문화 관련 정책으로 승부를 본 게 먹혀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대선 연합군 복원으로 득표 요인이 생긴다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의힘의 수도권 인재난도 해소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는 선순환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수도권 위기의 원인 역시 '대선 연합군'이 해제됐기 때문이라고 김 전 실장은 진단했다.

오는 10월 11일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역시 이 같은 관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실장은 "김태우 전 구청장이 인지도도 있고 최근 사면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것이 곧 승리로 귀결된다고 하긴 어렵다"며 "2030 세대와 중도, 호남을 견인할 통합형 후보를 (당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거 인멸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가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사를 통해 혐의없음 결론이 났음에도 당에서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주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됐으니 재심을 통해 풀어주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전 실장과의 일문일답.

Q. 당원권 정지 이후 어떻게 지냈나.

"자숙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당시 스트레스로 건강이 굉장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도 했다. 몸을 돌봐야겠다고 해서 매일 2시간씩 걷고 뛰기를 반복해 15㎏ 감량에 성공했다. 몸은 회복했지만 당원권 정지로 지역 활동도 어렵고 방송 출연도 쉽지 않다. 유배 중인 사람을 누가 찾아오겠나."(웃음)

Q. 당원권 정지 결정이 억울하다는 취지인가.

"당연히 억울하다. 수사기관에서 작년 10월 13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 그래서 윤리위 재심을 신청했는데 각하됐다.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됐으니 재심을 통해 풀어주는 것이 정상적인데 납득하기 어렵다."

Q. 어찌됐든 당대표를 지키다가 그렇게 됐는데, 섭섭한 것은 없나.

"서운함은 없다. 이준석 전 대표는 나와 같은 건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았고, 양두구육 발언으로 1년이 더해졌다. 이 전 대표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사이가 나쁠 것이 있나."

Q.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총선에 출마할 기회가 남아 있지만, 김 전 실장은 당원권 정지 기간이기에 총선 출마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다.

"정치는 생물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2017년 당시 징계 중에 대선후보가 됐지 않나. 또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복당했고, 대선 경선도 했다. 이런 전례는 많다. 나는 당이 총선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지금 있는 출마 자원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출마 자원이 많지 않다고 들었다."

Q. 무소속 출마도 고려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정치인이 선거를 앞두고 발이 묶이는 것은 아니니까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내가 무소속으로 나가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의 출마 자원이 공정한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배제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김철근 국민의힘 전 당대표 정무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최근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이 나온다. 어떻게 보고 있나.

"위기론이 아니라 현실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번의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 이겼다. 보수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싸웠기 때문에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깨진 거다. 1990년 3당 합당이 되면서 김영삼의 PK(부산·경남)가 보수로 흡수됐고, 이후 선거 구도를 호남 대 비호남으로 짜서 대부분 승리했다.

그런데 호남이 주요 기반인 민주당이 영남 대선후보를 내서 확장 노력을 했고 성공하면서 이 구도는 깨졌다. 호남 출향민 등 수도권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PK 향우들이 합쳐지니 수도권에서 무적 상황이 된 것이다. 지금처럼 이념과 진영 대결로 가서는 수도권은 지난 번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Q. 대안이 있다면.

"보수가 새 구도로 접근해 승리한 게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다. 20~30대와 60대 이상이 연대한 세대포위론에 중도와 호남 일부가 합쳐지도록 굉장히 노력했다. 새로운 연합군의 형성이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5·18 묘역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고, 이준석 전 대표의 광주 대형복합쇼핑몰과 같은 정책 승부가 통한 것이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호남에 후보를 다 내지도 못했다. 당시 호남 지역 전체 득표율이 5%가 채 안됐다. 이 정도면 수도권의 호남 출향민들은 통합당 후보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대선 때에는 득표율이 15%까지 육박했다. 이런 표심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Q. 윤석열 대통령이 2년 연속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일례로 이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때 전북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지 않나. 전북 입장에서야 세계적 대회를 유치하는 김에 SOC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부산도 엑스포를 유치하며 북항 재개발과 가덕도 신공항을 하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마치 새만금이 수조원의 예산을 해먹었다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Q. 국민의힘이 수도권이 험지인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최소한 지난 총선 보다는 좋은 성적표가 기대되는 상황 아닌가. 민주당 지지율은 더 낮게 나오는 흐름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당대표는 울산이고 원내대표는 대구, 사무총장은 강원, 정책위의장은 경남이 지역구다. 물론 지난 총선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당선된 지역이 대부분 영남이니 그럴 수 있다. 문제는 이 분들이 수도권 선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수비적인 것이다. 수도권은 이미 5대0으로 뒤지고 있는데, 수비만 강화해서 이길 수 있나.

여론조사도 정당 지지율과 달리 투표 의향에서는 비슷하거나 민주당이 높다. 투표는 기본적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이다. 정부와 여당이 국방·외교·경제와 민생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득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수비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역시 반사이익이지 우리가 득점을 하는 게 아니다."

Q.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에 국민의힘이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서구는 험지인데 굳이 모험을 걸 이유가 있나.

"강서구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에는 (서울시장 선거와 달리) 2%p 안팎 차이로 겨우 신승했다. 기본적으로 밭이 호남세가 강하고 국회의원 3명도 다 민주당이다. 기본 조직과 토양이 모두 민주당 강세이고 대통령 지지율도 좋게 나오지 않는 지역인 게 맞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이 책임정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공천은 해야 한다. 당 소속 공직자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가 시행되니 무공천해야 한다고 했지만, (대통령 사면으로) 그 장애가 해소되지 않았나. 김태우 전 구청장 공천 여부는 나중 문제고, 일단 공천은 해야 한다.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서울 수도권의 민심을 체크할 필요도 있다."

Q. 김태우 전 구청장에 대한 지역 여론은 어떠한가. 강서구에서 오래 거주하고 정치도 했기 때문에 잘 알지 않나.

"김태우라서 되거나 혹은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보궐선거 발생의 직접 원인 제공자라면 아무리 사면을 받았더라도 일단 자숙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김 전 구청장이 인지도도 높고 최근 사면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것이 곧 승리로 귀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Q. 강서구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역시 대선 연합군 복원인가.

"맞다. 당 전통적 지지층과 2030대, 중도와 호남을 견인할 수 있는 통합형 후보가 나와야 한다. 전통적 지지층에 의존해서는 강서구와 같은 지역에서는 확장에 한계가 분명하다. 2030세대에 소구력이 먼저 있어야 한다. 또 강서는 호남세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Q. 본인을 후보로 내달라는 이야기 아닌가.(웃음)

"당원권 정지 중이다. 나를 제외한 많은 후보자들을 발굴했으면 좋겠다.(웃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좋은 후보를 찾아서 정정당당하게 공천을 해서 승부를 해야 한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