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존의 문화산책] 지금은 교사들을 보호해야 할 때

2023. 8. 3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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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존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23세 교사가 교실에서 자살한 사건으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에서 58세 교사가 교실에서 자살했다. 그 사건 3개월 전에는 또 다른 프랑스 학교에서 교사가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 혹자는 이 모두가 별개 사건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랑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데이터 기준으로 프랑스에서 매주 한 명의 교사가 자살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올해 6월 기준 총 100명의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 한국·프랑스서 교사 자살 파문
학부모 압력에 시달리는 한국
교직 지원자 계속 주는 프랑스
교사 근무환경 개혁 서둘러야

대학 진학을 앞두고 졸업시험을 치고 있는 프랑스 고교생들. 최근 프랑스도 한국과 비슷하게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은 교사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교사는 존경받는 직업이었다. 한국에서는 유교 정신으로 배움과 학문을 강조하고, 따라서 교사는 가장 중요한 직업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의 경제 발전도 교육 성과에 따른 것으로 평가됐으며, 교사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교사의 황금기는 이제 프랑스와 한국 모두에서 저문 듯하다. 한국과 프랑스 모두 공유한, 혹은 각자만의 고유한 이유가 있다. 이번에 생을 마감한 서초구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괴롭힘과 압력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비극으로 학부모들의 교사에 대한 과다한 압력과 자녀 관련 민원에 대한 논쟁이 촉발된 건 사실이다.

한국에선 최근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신체적 폭력과 공격에 노출된 교사가 점점 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매우 난폭하고 도를 넘는 행동을 교사들에게 가하기도 한다. 낮아지는 출생률로 한 아이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타 스캔들’ ‘스카이 캐슬’ 같은 드라마에서 때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기도 했지만 이 같은 부모들은 정말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어 보인다. 물론 드라마다. 하지만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필자는 그런 부모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부모들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에 개입하면 할수록 학교와 교사에 대한 그들의 신뢰도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다. 고물가와 교사의 낮은 급여를 생각하면 역사적으로 교육을 중시해 온 한국에서 해당 직업에 대한 사회의 존경심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는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프랑스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프랑스 학교들은 프랑스어로 ‘Pas de vague’ 즉 ‘무(無) 스캔달 전략’을 추구한다. 다시 말해, 그 어떠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피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관할 주 정부 및 교육청 상부에 보고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과 직원 관련 사고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강하게 처벌하지 않으며 가능하면 문제를 감추고 잊히길 바란다. 예를 들자면, 필자의 지인 교사는 학생이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려는 걸 잡았는데 학생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다른 학부모들이나 높은 상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만연하는 학생들의 문제 행동과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무관심(바로 이 지점이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점이다) 속에서 프랑스 교사들은 학교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교사의 연봉은 직업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을 보여주며 당연히 교사직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OECD 교사 평균 연봉 대비 프랑스 교사 연봉은 19%가 낮은데도 프랑스 교육부는 2022년 기준으로 교사가 4000명이나 부족하게 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 구인난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교사 지원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교사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개혁이 필요함을 방증한다. 2010년 학내 체벌을 금지한 한 후 한국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가 크게 위축되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하는 학교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학부모의 말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 교직원을 보호하는 것도 그들의 임무다. 교사들은 필요할 때 언제든지 학교 지도부에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사가 직접 학부모와 문제 해결을 위해 씨름할 필요가 없어진다. 최소한 교사의 안전과 정신건강에 대한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정부 부처와 사회 모두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연봉을 인상해 교사 구인난을 해결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또한 교사들이 얼마나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그리고 복잡한 사회와 교수법으로 힘들어하는지를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 프랑스와 한국 모두 교사들의 근무 환경을 바꿔야 할 때다.

에바 존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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