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윌리엄슨의 마켓 나우] 아직 끝나지 않은 금리상승 부담
8월 PMI 속보치로 본 경기 전망
구매관리자지수(PMI·기업 구매 담당자 대상으로 신규 주문·생산·재고·출하·가격·고용 등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 속보치는 공식 자료보다 더 시의적절하게 경제 상황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으로 명성이 나있다. 8월 수치는 시장 전반에 파문을 일으킨 우울한 신호였다. 미국에서는 기업 성장이 거의 정체됐으며, 영국과 호주는 유로존과 함께 새로운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오직 일본에서만 강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조사의 공통 주제는 올해 초 전 세계에서 실행된 코로나19 억제조치 해제에 따른 여행·관광·레크리에이션 활동의 부활이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 부문의 성장 기세는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꺾이고 있다. 일본은 예외적 경우로, 서비스 부문에서 지속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는 고금리 정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결국은 높아진 금리가 수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G4(미국, 영국, 유로존, 일본) 경제권의 제조업 생산은 이들 국가 모두에서 위축되면서 우울함을 더해주고 있다. 공장들은 주문 감소를 하소연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공장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공급 부족에 대비해 늘렸던 재고를 줄여야만 한다.
그래도 긍정적 소식은 있다. 임금 때문에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는 현상이 8월 PMI 결과에서 여전히 관찰됐지만, 긴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3%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암시한다.
물가상승률 2% 목표를 향한 중앙은행의 마지막 싸움이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 싸움의 관건은 노동 시장의 냉각 여부로 보인다. 이 점과 관련해 PMI 조사는 기업들의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채용 활동이 거의 정체됐다는 소식을 전해줬다. 적어도 설문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임금-물가 소용돌이’(wage-price spirals·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대한 걱정은 조만간 완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PMI 데이터에 반응해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살짝 접었다. 이제 정책 결정자들이 ‘정책 약발’이 마침내 듣기 시작했다고 얼마나 확신하는지 지켜봐야 할 때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수석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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