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묵의 과학 산책] 티끌 모아 태산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은 주로 긍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작은 노력을 모으거나 절약하면 나중에 큰 성과나 재산을 얻을 수 있는 경우다. 반면 부정적인 경우에 딱 맞는 것이 기후변화다. 인류 활동으로 대기권에 방출한 이산화탄소가 주원인이다. 대기권의 99%는 질소와 산소다. 이산화탄소는 0.04%밖에 안 된다.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부피는 엄청나다. 이를 느끼려면 나무를 보면 된다. 가로수, 아름드리 보호수, 그리고 어린 왕자의 바오바브나무 등, 그 커다란 줄기의 재료는 어디서 왔을까.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광합성을 통해 나무 세포벽의 재료인 셀룰로스로 바꾼 것이다.
분자 구조가 단순 아령처럼 생긴 질소나 산소보다 부메랑처럼 생긴 이산화탄소는 빛과 반응을 더 많이 하여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세계 평균 온도 증가를 섭씨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별것 같지 않은 1.5도가 얼마나 무서운가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과 화학 지식으로 알 수 있다. 단순 모델로 반경 6380㎞의 지구 표면이 1m 두께의 물로 덮여 있다고 가정하자.
이 물의 부피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물의 비열은 알려졌으니 1.5도 데우는 데 필요한 열을 계산할 수 있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탄을 2조 개 터뜨렸을 때 나오는 에너지다. 좀 더 전문적인 계산을 해보면 현재 이미 1초에 원자탄 하나씩 터뜨리는 꼴로 지구가 데워지고 있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머금은 결과는 이미 기록적인 더위와 추위·수해·산불 등으로 나타나고 있고, 장차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 티끌 모아 태산으로 생겨난 재앙을 티끌 모아 태산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책·교육·연구, 그리고 개개인의 생활습관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작은 노력을 실행하면 당장 성취감도 준다.
황원묵 미국 텍사스 A&M 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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