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안심하고 먹게…매일 새벽 1800초 방사능 검사”
30일 오전 6시 부산시 서구 충무동 부산공동어시장. 고등어·전갱이·갈치 등 연근해에서 잡힌 생선 240t(1만2000상자)이 경매에 올랐다. 좋은 물건을 선점하려 몰려든 중도매인들이 눈치 싸움을 하며 수신호를 날렸고, 경매사는 호가를 중계하며 낙찰자를 결정했다. 1시간여 만에 경매가 끝나자 어시장 직원과 중도매인들은 “오늘도 무사히 넘겼다”며 안도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국내 최대 규모의 산지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어시장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이전부터 조성된 불안감 탓에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방사능 신속 검사’ 카드를 빼 들었다. 세슘과 요오드 함량을 확인하는 검사인데, 결과가 30분 만에 나온다고 해서 ‘1800초 검사’로 불린다. 연간 8000건 넘게 진행되는 해양수산부 정기 검사와 별도로 전국 43개 어시장에서 매일 실시한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도 매일 방사능 신속 검사가 진행된다. 대한수산질병관리사회 소속 시료 채취 요원 2명이 공동어시장에 도착한 건 이날 오전 2시30분쯤이었다. 경매를 3시간 남짓 앞두고 위판장엔 이미 수산물이 가득했다. 이들 중 고등어와 전갱이·갈치가 채취 대상으로 낙점됐다.
채취·봉인을 마친 요원들은 2.3㎞ 떨어진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지원으로 이동했다. 품질관리원 문밖까지 나서 있던 한국방사능분석협회 연구원들이 시료를 넘겨받은 건 오전 2시51분. 시료 채취부터 검사실 전달까지 20여 분 만에 끝난 ‘속도전’이다. 이들은 곧장 분석장비실로 들어가 시료 내장을 제거하고 분쇄해 분석을 시작했다. 유석준 한국방사능분석협회 연구원은 “분석에 필요한 건 가식 부위(먹는 부위) 1㎏이다. 내장을 먹는 명태 같은 생선은 내장도 함께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오전 3시52분 ‘모든 시료에서 방사능 불검출’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부산공동어시장 측에 곧장 통보됐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해당 어종은 물론 그 어종과 같은 해역에서 잡힌 어종을 전량 폐기하고 조업을 중단한다”며 “매일 새벽 숨 가쁜 ‘1800초 사투’로 수산물 안전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역 수산물 축제장도 활기를 띠었다. 지난 29일 시작된 부산 명지시장 전어축제장엔 평일인데도 제철 전어를 맛보려는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오염수 방류 이튿날인 지난 25일 개막한 광양 전어축제는 5만 명, 같은 날 시작된 마산어시장 축제는 1만5000명을 불러모았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수산물 소비 촉진에 팔을 걷었다. 경남도는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온라인 할인 판촉전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는 다음 달 5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수산물 할인 특판전을 연다. 인천·울산시는 수산물 구매 금액의 최대 30%(상한 2만원)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제주에선 지난 25~27일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열었다.
부산=김민주 기자, 경남=안대훈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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