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취임 1년' 간담회 전, 비명계 물론 원로까지 '비판' 쏟아냈다

유인태 "점수 無, 측정 불가"
이원욱 "민주당 추락의 1년"
李, 31일 국회서 기자간담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지난해 8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 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앞둔 가운데 당 안팎의 평가가 냉정하다. 비명(비이재명)계의 '쓴소리'는 물론, 민주당 원로 인사까지 '측정 불가'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야권 원로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취임 1주년 평가와 관련, "시작부터 잘못됐다. 원래 대표로 나와서는 안 되는데 대표로 나왔다"며 "점수를 낼 것도 없다. 측정 불가"라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그 당시 지방선거하고 동시에 치러진 계양에 보궐선거(이재명) 나가고 또 그 계양 국회의원(송영길)은 서울시장을 나와서 더욱 지방선거를 버려 버렸다"면서 "대표로 있었어도 물러나야 할 책임을 지고 그렇게 물러나야 할 사람이 거기서 대표를 나간다는 건 지금 우리의 정치 상식으로는 좀 납득이 안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1일 동시에 치러진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참패했다. 당시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지역구이자 민주당 강세지역인 인천 계양구을 보궐에 나서 당선됐다. 지난 3월 대선에서 패배 이후 3개월 만이었다. 당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민주당 참패 원인에 대해 "이재명과 송영길 두 분이 출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에 따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 본인은 민주당 대표로 뽑히며 승승장구했다. 대선 패배 직후 불과 5개월여 만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때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 모금 의혹 등 다양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었다.

이와 관련, 유 전 총장은 "결국 예상대로 1년 동안 사법 리스크가 계속 따라붙으니까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지지를 못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도 그저 그런 것"이라며 "게다가 당에 돈 봉투니(2021년 전당대회 송영길 후보 캠프 돈 봉투 살포 의혹), 코인(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니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이 벌어졌을 때 대처도 보면 리더십에도 상당히 한계가 보이더라"고 꼬집었다.

쓴소리는 비명계에서도 나왔다. 민주당 중진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 취임 1주년 평가로 "미래도, 유능함도, 혁신도, 통합도 없는 민주당이 됐다"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대선이 그랬듯 지방선거 역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 대표는 스스로 민주당의 '무한 책임자'라고 표현했지만, 무한 책임은 책임이 없다는 식의 다른 표현이 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는 고작 1년일 수 있지만, 벌써 1년. 1년 전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이 대표에 대한 압도적 지지율(약 78%)은 이제 민주당의 추락이라는 여론조사로 드러나고 있다"며 "민주당의 총선 전략은 민주당과 이 대표 평가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사법 리스크의 결자해지부터가 이 대표의 첫 번째 과제라고 충고했다. 그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공직을 수행 하던, 사생활이던 계속 끊임없이 리스크가 드러나고 있다"며 "이건 공인으로서 갖춰져 있으면 안 되는 아주 큰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표 본인이 (검찰 수사에)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일단 사실이라면 스스로 누명을 벗을 때까진 일단 뒤로 물러서야 한다"며 "그렇게 자신의 무고함을 밝힌 다음에 재등판을 고려해야하는데, 이 대표 리스크 때문에 당에 누를 끼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