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서 쿠데타…군부, '권력 장악' 선언 후 대통령 체포해 가택연금

최서인 2023. 8. 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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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일으킨 가봉 군부는 30일(현지시간) 국영방송 '가봉TV'를 통해 자신들이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가봉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알리 봉고 온딤바(64) 대통령을 축출해 가택 연금했다.

가봉 군 지도부는 30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알리 봉고 대통령이 반역죄로 체포됐으며, 가족 및 의사들에 둘러싸인 채 가택 연금됐다”고 알렸다.

또 군부는 대통령의 아들이자 보좌관인 누레딘 봉고 발렌틴과 수석비서관인 이언 기슬랭 응굴루, 집권 가봉민주당(PDG)의 고위 당직자 2명 등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군부는 이들이 반역·횡령·부패·대통령 서명 조작 등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봉 군부는 이날 새벽 국영방송을 통해 “모든 안보·국방력을 대표하는 우리가 권력을 장악했다”며 “가봉 공화국의 국가 기관을 해산한다”고 선언했다.

이들 군부는 스스로를 ‘과도기 국가기관 재건위원회’라고 이름붙이고 “최근 선거 결과는 신뢰할 수 없으므로 결과를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현 알리 봉고 대통령은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64.27%를 얻으면서 3연임 당선됐다. 이후 가봉 내에서는 선거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봉고 대통령은 42년간 장기 집권한 아버지에 이어 2009년부터 14년간 가봉을 통치해 왔다. 지난 2016년 부정선거 의혹 가운데 재선에 성공했다. 2019년 1월에는 소규모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정권 전복 시도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쿠데타는 금세 진압됐다.

이번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사회적 통합이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가운데 무책임하고 예측불허한 통치가 국가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목도했다”며 “가봉 국민의 이름으로 현 정권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평화를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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