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안보실장 "홍범도 후반부 삶, 육사 롤모델로 맞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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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이전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국방부나 육사에 어떠한 지침을 내릴 계획이 없고, 주무장관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사 안팎의 여론 등을 수렴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지만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자유시 참변 논란 등을 부각시켰다.
첨예한 역사논쟁 문제로 번지고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국방장관의 소관업무로 규정하면서도 '육사 내 흉상 이전은 바람직한 방향'이란 생각을 피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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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이전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국방부나 육사에 어떠한 지침을 내릴 계획이 없고, 주무장관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사 안팎의 여론 등을 수렴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지만 홍범도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자유시 참변 논란 등을 부각시켰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 문제는 아주 좁혀서 봐야 한다. 홍범도 장군의 전체 삶이 아니고 후반부의 삶, 소련공산당원으로서의 삶"이라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후반부의 삶, '자유시 참변(1921년 독립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소련 적군에 불응한 일부 독립군이 교전 끝에 몰살된 사건)' 이후의 삶이 육사라는 특수한 기관에서, 육사생도들이 매일 경례를 하면서 롤모델로 삼아야 될 분이냐. (후반부의 삶과 육사라는 특수성) 이 두 개의 기준이 잘 맞겠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조 실장은 또 "국방장관이 여러가지 판단해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며 "저로서는 2018년 (육사에) 흉상을 세우기 전에 이런 부분들이 걸러져서 의견수렴이 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안보실로서는 어떤 방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첨예한 역사논쟁 문제로 번지고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국방장관의 소관업무로 규정하면서도 '육사 내 흉상 이전은 바람직한 방향'이란 생각을 피력한 셈이다.
"윤 대통령, 어떤 것이 옳은지 생각해보자고 했다"
조 실장은 "홍준표 대구시장도 흉상 이전 방침에 비판했다"는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도 "역사를 안다면 2018년에 (홍범도 장군) 흉상을 그렇게 쉽게 (육사 교정 내) 놓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 의원이 "홍범도 장군이 문제라면 남로당 활동 전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육사 호국비에 있는 것 어떻게 할 거냐"고 비판했을 때도, 조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해 20년 이상 노력했고 우리나라를 빈곤의 수렁 속에서 (꺼내) 커다란 나라로,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뤄내는데 가장 큰 공이 있으니깐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지 않겠냐"라고 맞섰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와 관련 "전향하신 분은 공산당으로 볼 수 없다"며 조 실장에 힘을 실었다.
한편, 조 실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은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종찬 광복회장이나 광복회에서 성명서 등을 통해 흉상 이전을 비판한데 대한 입장은 뭐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 "이 문제는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안보실이나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주거나 정책을 갖고 있진 않다"면서 "주무장관인 국방장관이 상황이나 진실, 여러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을 내리는 게 온당하다"고 답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30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도 같은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관련 질문에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어떻게 하자고 얘기하진 않겠다. 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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