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 투병에도…무대 오른 윤석화 "암만 빼면 건강해요"
최근 악성 뇌종양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배우 윤석화(67)가 손숙의 연극임생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30일 LG아트센터 서울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우정 출연했다.
윤석화는 무대 인사에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손숙의 배우 인생 60주년을 축하하는 공연에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암만 빼면 건강하다. (손숙) 언니야말로 공연을 준비하다가 부상을 당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국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감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윤석화는 '공원 벤치에 앉은 노인' 역으로 공연 말미 5분가량 출연했다. 뒷모습만 등장하는 역으로 대사는 없었다. 짧은 머리에 모자를 눌러쓴 차림으로 책장을 넘기는 등 몸짓 연기를 펼쳤다.
윤석화가 무대에 선 것은 지난해 8월 폐막한 '햄릿' 이후 1년 만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지난 3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극장을 찾는 등 무대 복귀를 위한 재활에 힘쓰고 있다. 이날 출연은 배우 박정자, 손진책 연출의 권유로 이뤄졌다.
윤석화는 공연이 끝난 뒤 배우 김수현의 부축을 받아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마이크 없이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인사를 건넸다. 인사말이 끝난 뒤에는 관객을 향해 미소를 짓기도 했다.
윤석화는 "죽음에 관한 작품이라 분위기가 무겁지만, 이것을 아름답게 승화한 손숙과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숙은 윤석화에게 "건강 때문에 먼저 말하기가 걱정됐는데 직접 와줘서 고맙다"며 "아직 완쾌되진 않았지만 이겨 나가고 있다. 윤석화씨를 위해 박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사를 마친 윤석화는 "크게 한번 말해볼게. (손숙) 언니 사랑해"라고 외친 뒤 손숙의 품에 안겨 무대를 내려왔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배우 윤석화는 1980년대 손숙과 함께 여성 연극을 이끌었던 원로 배우다. 두 사람은 '신의 아그네스', '세자매' 등에서 호흡을 맞췄고 지난해 8월 연극 '햄릿'에도 함께 출연했다.
연극 '토카타'는 키우던 개를 떠나보낸 늙은 여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독한 중년 남자의 독립된 이야기와 무용수의 춤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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