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의 뚝심으로 만든 3위, 그리고 태극 마크

김희웅 2023. 8.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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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FC 감독.(사진=프로축구연맹)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K리그1 승격 후 첫 시즌 돌입 전에 뱉은 말이다. 이 감독은 무모해 보였던 약속을 지켰고, 1부에서 재미와 성적 두 토끼를 잡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지휘하는 광주는 지난 27일 수원 삼성을 4-0으로 대파하고 3위에 올랐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 5경기가 남은 상황,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까지 바라볼 위치에 왔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부터 밀어붙인 공격 전술이 1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강력한 압박, 유기적인 패스와 움직임 등을 앞세워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1부 도전 전 ‘타협은 없다’고 한 공언을 지키며 좋은 결과까지 만들고 있다.

이정효 감독의 광주는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빅클럽과 달리 내로라할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원팀’으로 승부한다. 팀 최다 득점자인 아사니(7골) 뒤로 엄지성(4골) 이건희, 티모(이상 3골) 등 모두가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2골을 넣은 선수도 7명이나 된다. 
광주FC 아사니가 지난 3월 18일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시즌 초반부터 ‘돌풍의 팀’으로 평가받은 광주는 지난 5월 K리그1 12개 팀 중 9위에 위치하는 등 위기도 있었다. 스쿼드가 비교적 얇아 무더운 여름에는 본격적으로 광주의 힘이 빠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광주는 6월부터 치른 13경기에서 6승 6무 1패를 기록하며 순위표에서 울산, 포항 스틸러스 다음에 위치했다. 

지난 시즌부터 광주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의 뚝심이 만든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감독은 끊임없이 광주에 맞는 축구를 연구해 K리그2 우승을 안겼고, 도전자 입장인 1부에서도 색채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와 전북의 경기. 광주 이순민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팀 성적과 ‘선수 성장’에 초점을 둔 이정효 감독은 목표도 이뤄가고 있다. 애초 이 감독 부임 이후 엄지성만이 지난해 1월 성인 대표팀에 뽑힌 바 있다. 다만 엄지성도 이 감독과 시즌을 보내기 전이었다. 

사실상 9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순민이 이정효 감독의 광주에서 처음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이 감독은 2023시즌 전 “우리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많이 뽑히는 것이 내 목표”라고 했는데, 광주 부임 후 1년 9개월 만에 제자를 국가대표로 만들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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