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속도 '30→50㎞' 하루만에 번복…경찰 "즉시시행 아니다"

김민중 2023. 8.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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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이 다음 달 1일부터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간대별로 달리 적용한다고 밝혔다가 하루만에 이를 사실상 번복했다. 연합뉴

경찰이 9월 1일부터 심야시간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하루만에 사실상 번복했다.

경찰청은 30일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시범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29일) 보도자료에서 “9월 1일부터 스쿨존 속도규제를 시간대별로 달리 운영하는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며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 사이에는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속 30㎞에서 50㎞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사실상 말을 뒤집은 것이다.

경찰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범 운영 중인 전국 8개 스쿨존에서만 9월 1일부터 속도제한을 완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 광운초와 인천 부원·미산·부일·부내초, 광주 송원초, 대전 대덕초, 경기 이천 증포초 등이다.

나머지 지역에선 당장 바뀌는 게 없다는 게 이날 경찰의 설명이다. 대상지 선정을 위한 현장조사, 주민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다. 이에 더해 예산을 배정해 가변형 속도 표시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시설물 교체까지 완료해야 실제 속도제한 완화가 가능하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가 6000개 이상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절차를 거쳐 현장에서 실제로 속도제한이 완화되려면 경찰 내부에서도 상당시일이 소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에 경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9월 1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속도규제를 시간대별로 달리 운영하는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을 본격 시행한다. 또 “일률적으로 운영된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국민 요구가 높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경찰의 성급한 발표에 운전자들의 혼란이 예상되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혼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야간 속도제한 완화 대상은 1곳뿐이므로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범운영을 하던 스쿨존 8곳에서만 시행하는 제도를 1일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하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낸 게 성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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