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홍범도 흉상, 대통령실·안보실 지침 없어…좁혀서 볼 문제"

최서인 2023. 8. 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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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소련공산당 활동 이력 등을 이유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홍범도 장군의 전체 삶이 아니라 후반부의 삶으로 아주 좁혀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실장은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과가 있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만 부각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우리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조 실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의 공적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과 육사라는 아주 특수한 기관에서 육사 생도들이 매일 경례하며 롤모델로 삼아야 할 분을 찾는 기준, 이 두 가지가 잘 맞겠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국방부는 자료를 배포하고 ‘자유시 참변’을 언급한 바 있다. “자유시 참변 사태는 1921년 6월에 자유시에서 무장해제를 거부한 독립군이 공격당한 사건을 말하는데, 홍범도 장군은 순순히 무장해제하는 편에 섰다는 평가가 있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 혼란이 초래된다는 서 의원의 지적에 조 실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2018년에 흉상을 세우기 전에 이런 부분들이 다 걸러져서 의견수렴이 됐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안보실이나 대통령실에서 어떻게 하라고 하는 지침을 주거나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무부 장관인 국방부 장관이 상황과 진실과 여러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온당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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