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의식불명 미 병원 후송… “열매 눈앞인데” 아이티 사역 중단 위기

김변호,목사 2023. 8. 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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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변호 목사의 그리스도人 STORY] 원인희 아이티 선교사의 안타까운 투병
아이티 어린이들과 함께한 원인희 선교사. 원 선교사는 장애인과 미혼모 가정의 어린이 80여명을 학교에 보내는 ‘구제사역’도 펼쳐왔다. 이광희 목사 제공


2016년 4월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 선교사로 파송됐다. 한국에서 대기업에 입사해 근무하는 중에 사내커플로 남편을 만나 결혼했으나 남편은 결혼한 지 몇년 안돼 어린 아들 둘을 남겨둔 채로 암투병 끝에 하늘나라로 갔다. 이후 아내는 기도 중에 강한 소명을 받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잠실새내교회와 영동중앙교회 그리고 미국 볼티모어 시온장로교회를 거쳐 27년간 전도사로 사역하다 아이티 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올해로 8년 동안 사역하며 여러번 생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교회개척, 신학생교육, 목회자교육, 거리전도집회, 구제사역 등을 흔들림없이 펼쳐왔다. 이런 그가 현지 목회자들과 전도집회를 준비하는 중에 쓰러져 의식불명으로 2개월 째 누워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나 최근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왔다. 아이티 원인희(66세)선교사 이야기다. 미국에 다녀온 아들 이광희(곁에있는교회 담임)목사를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 ‘곁에있는교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목사에 의하면, 원 선교사는 아이티에서 현지인 제자들과 전도 집회를 준비하는 중에 갑작스레 쓰러져 특별한 병명을 모른 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고열과 구토, 설사로 심한 탈수 현상과 나트륨 수치 저하로 인해 뇌 전해질의 균형이 깨져 손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 말도 못하고 산소포화도 수치도 떨어져 위급해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미국 아이티선교회의 도움으로 에어앰뷸런스로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의 브로워드 헬스메디컬센터 응급실로 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의식이 돌아와 현재 메릴랜드 실버 스프링의 너싱홈으로 옮겨져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원인희 선교사.


이 목사는 “어머니는 현재 조금씩이지만 분명히 회복되고 있다.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 튜브를 통해 음식을 공급 받았는데, 이제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대근육을 사용하게 되었고, 희미하게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물과 얼음 조각부터 시작해 먹는 훈련과 휠체어에 앉는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치료가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고 해서 비싼 치료비 마련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현재까지는 미국의 여러 교회와 성도님들의 기도와 후원이 있어 감당하고 있다. 가능하면 한국으로 모셔와서 치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원 선교사는 아이티에 있는 동안 다양한 사역을 일궈냈다. ‘교회사역’으로 임마누엘교회(꼴로 목사), 마하나임교회(에띠엔 목사)와 협력했고, 2017년에는 은혜교회(자스민쉐마 전도사)를 개척했다. ‘학교사역’으로는 다니엘미션스쿨(교장 꼴로 목사), 임파우어미션스쿨(교장 에띠엔 목사), 임마누엘미션스쿨(교장 솔로몬 목사), 커뮤니티스쿨(브래빌 목사)을 설립하여 지원해왔다. ‘고아원사역’은 아가페고아원 48명의 고아원생들과 주변의 학생들 100여 명이 아가페 고아원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지원해왔다. 또한 교회를 건축하여 열악한 교회와 목회자를 지원하는 사역도 감당했고, 장애인과 미혼모 가정의 어린이들 80여 명을 학교에 보내는 ‘구제사역’도 펼쳐왔다.

이 목사가 건넨 원 선교사 선교편지를 보다가 눈에 띈 내용이 있었다. “마하나임교회는 예배당을 건축하여 이전 할 계획으로 교회 뒤편에 땅을 구입했습니다. 지금 예배당은 학교로 확장하여 사용할 계획입니다. 거리에서 장사하던 성도 두 명이 갱들의 총에 맞아 죽는 아픔을 겪었습니다”였다. 현지 선교 상황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 아이티 현지에서는 그가 훈련시켜온 제자들 20여 명이 원 선교사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으며, 아이티 복음화를 위해 원 선교사의 뒤를 이어 핍박을 무릎쓰고 목숨걸고 전도하고 있다. 지난 4월 고난주간에도 원 선교사와 함께 로빈슨 전도사와 전도학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40여 명의 젊은 전도자들이 갱들이 많은 빈곤 지역인 고나브에서 오전에는 거리전도, 오후에는 리더세미나 그리고 저녁에는 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5일간 전도집회를 펼쳤다.

한국을 방문한 원인희(왼쪽) 선교사와 아들 이광희 목사.


이 목사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있기까지 우리는 많은 선교사님들에게 복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에 해외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들을 위해서도 기도를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저희 어머님 원인희 선교사의 건강 회복과 아이티라는 땅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가득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님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돼 다시 아이티에 가셔서 제자들과 함께 뜨겁게 복음을 전하셨으면 합니다”고 전했다.

김변호 목사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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