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냐” “예의없다”…여야, 홍범도·정율성·오염수 두고 거센 공방

정현수,박성영 2023. 8. 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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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과 야당은 30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육군사관학교의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육사에서 사관학교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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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과 야당은 30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육군사관학교의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육사에서 사관학교 정체성이나 생도 교육에 부합하도록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 과정에서 반드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우리 헌법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홍 장군의 독립운동 공로와는 별개로 소련 공산당에서 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북한을 주적으로 삼는 육사에서 흉상을 설치해 기릴 수는 없다는 정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도 “홍 장군이 독립운동가로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나, 대적관이 확실해야 할 육사에는 (흉상을) 전시할 수 없다”고 동조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게 문제라는 여론도 많다”며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게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흉상 이전의 결정권을 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회의에 출석하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방산협력 논의차 폴란드로 출국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은행이 부실해서 예금자들이 잔금을 빼는 것을 ‘뱅크런’이라고 하는데, 정부 부실 지적을 피해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 런’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광주 출신의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역사공원 설치 문제를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향해 공원 조성사업이 지방자치 사무인 만큼 보훈부가 이를 저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박 장관이 국회의원이던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 청년 지도자포럼에 참석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부산이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공산주의자시냐”고 물었다. 정율성의 중국 인민군 활동을 문제 삼는 박 장관이 중국의 외교정책에 동조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은 것이다. 이에 박 장관은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게 왜 공산주의자냐”며 “(야당이) 색깔론이라고 하는데, 인민군을 인민군이라고 하는 게 왜 색깔론이냐”고 반박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 대응을 둘러싸고 공방은 극에 달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바나나에도 삼중수소가 있는 것처럼 유튜브와 문서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 정부는 도쿄전력의 입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총리는 “도대체 어떻게 정부가 국민을 위해 (오염수 관련 데이터를) 이야기하는데 도쿄전력의 입이라고 이야기를 하냐”며 “예의가 없으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팔을 휘젓기도 했다.

위 의원이 물러서지 않고 “결국은 도쿄전력이 하는 이야기를 정부가 (받아서)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한 총리는 “도쿄전력의 말을 따라가는 것은 하나도 없다. 과학적 방법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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