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고속도로 재개? 원희룡 "경제성 분석, 국회에 제출하겠다"
[곽우신, 남소연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결재해지를 하라는 말입니다." -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결자해지하겠습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재개 수순을 밟게 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해당 고속도로의 B/C 분석(Benefit-Cost: 비용편익분석)을 부분적으로 시행해 국회에 제출할 뜻을 밝혔다.
노선 변경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원희룡 장관의 '전면 백지화' 선언이 나왔고, 그 이후로 '조건부 재추진'이라는 이름 아래 멈춰있던 사업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된 셈이다.
6만 양평군민, 사업 재개 요구하며 서명 전달
국토교통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설계비 123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양평군 범군민대책위원회 소속 양평군민 80여 명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재추진을 요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양평군민 6만1042명의 서명을 받아 건의문과 함께 원희룡 장관에게 건넸다. 양평군민들은 건의문을 통해 여야의 정쟁 중단을 촉구하며, 강하 나들목(IC)이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김민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고속도로와 상관없는 정치집단이 억지로 의혹을 만들어가는 정쟁을 중단시키고,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바라는 가장 이로운 노선을 결정해 추진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정치싸움이 불면 똑바로 가던 고속도로도 비뚤어진다. 정쟁만 중단되면 오늘이라도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본인의 페이스북에도 "서명부에 담긴 6만 양평군민들의 뜻, 크게 받들겠다"라며 "주민들께서 원하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노선으로 정상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에게 특혜를 줘서도 안 되지만, 있지도 않은 특혜를 이유로 사업을 못하게 하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오늘 상임위를 끝으로, 정쟁을 위한 정쟁은 중단되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양평군민 6만 여명 분들이 서명부를 전달한 것 같다. 대강의 내용이 뭐냐?"라며 "결과적으로 빨리 노선 잡아서, 이런저런 논란 없이 사업 진행 해달라는 거잖느냐?"라고 물었다. 원 장관은 "강하 인터체인지, 진입로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해서 노선을 결정을 빨리해서, 사업을 정상 추진해달라는 연명부였다"라고 답했다.
그는 "비전문가이고 경험도 없는 분들이 이 부분들에 대해서 자꾸 어떤 결론을 갖고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부분 때문에 아직 정상궤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예산 통과 전까지는 정쟁이 해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평군민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라고도 덧붙였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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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야당은 해당 고속도로의 노선 문제가 정쟁화된 책임은 장관에게 있다고 맞섰다.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실제 용역사 등에 확인해본 결과, 원희룡 장관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 등을 포함해 여러 자리에서 주장한 것과 달리 새 노선이 기존 노선보다 경제성이 더 낫다고 결론이 나온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원 장관에게 "이 모든 것에 책임이 있다"라고 그가 지적하자, 원 장관은 "저에게 이 사태를 풀어나갈 무한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경제성에 대해) 전해 전해 들은 것이지, 용역사를 직접 만난 적도 없다"라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의원 모두가 궁금해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용역 당사자를 증인으로 불러서 선서시키고, 우리 상임위에서 전해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본인이 밝혔던 비용편익분석에 대해서는 "교통량과 비용, 이 부분들을 중간에 압축적으로 표현한다는 게 '(새 노선의) B/C가 잘 나올 것 같다'고 했는데..."라며 "필요하면 용역을 부분적으로 재개시켜서, B/C 부분을 작업해서 국회에 제출하도록, 또는 나와서 증언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서로 강요하기 위한 논쟁은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타당성 조사를 부분적으로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을 벌인 분들이 결자해지해야 되잖느냐?"라며 "최종 노선을 바꾼 것도 국토부고, 백지화시킨 것도 장관이시고, 또 이해충돌 관계에 있는 분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라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그런데 어떤 결자해지도 하지 않고 '정쟁을 중지해야 내가 한다' 바로 그게 정쟁"이라며 "양평 고속도로 논란의 핵심은 '강상면 안이 왜 최종 노선으로 바뀌었나?' 그 근거를 대라는 것이다. 그 근거만 대면 간단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타안과 대안 두고 B/C 분석 작업 부분 재개
이어 그는 "그게 경제성 분석이다. 벌써 지난 한 달 전에 이 자리에서 제가 집중적으로 장관께 물어봤는데, 그 편익분석 아직도 안 됐느냐?"라며 "교통량 분석은 이미 끝났는데 편익 분석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리느냐? (문제해결) 노력을 안 하시잖느냐? 언제까지 이것 하시겠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러자 원 장관은 "제가 지금 절차를 중단시켜 놨기 때문"이라며 "B/C 그 비교표를 받으려면 작업을..."이라며 배석한 국토부 실무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원 장관은 "B/C 분석 작업을 만약에 부분 재개시키면 얼마나 걸릴까? 예타(예비타당성조사) 안 하고, 대안하고"라며 "한 달이면 될까?"라고 배석한 공무원들에게 질문했다.
확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자, 원 장관은 심 의원에게 "정확한 시간은 저희들이 용역사하고 협의를 해 보겠다. 최단 시간 내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약속했다. 심 의원은 "정치를 야당들하고 해야지, 혼자서 정치하고 다니시니까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국회에 책임 있게 제시하시라"라고 요구했다.
그는 "(장관이) 대안도 내놓지 않고서 무슨 정쟁, 정쟁을 이야기하는데 그게 바로 정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편익 분석을 언제까지 하겠다' 하는 것을 (국토위) 위원장께서 꼭 일정을 받아주시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거듭 "용역사하고 작업할 사람들하고 이야기해 보고, 최단 시간에 일정을 제시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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