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눈 높아져” CGV, 영화 소비 트렌드 키워드 제시
박로사 2023. 8. 30. 17:41
2023년 국내 상반기 영화시장은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상반기 평균 관객수의 70%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관객들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CGV 모바일 앱 및 홈페이지를 통해 415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며 여전히 영화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CGV는 코로나19 이후 ▲소확잼 ▲역주행 ▲서브컬처의 부상 ▲비일상성을 영화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했다.
CJ CGV는 30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2023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을 열고, 올해 국내 영화시장 및 트렌드를 발표했다.
◇ 2023년 국내 영화시장 분석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시장 관객수는 583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의 상반기 평균 관객수인 8330만명과 비교하면 70%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방문객이 줄었지만, 2020년부터 2023년 기간 동안 415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월별로 올해 CGV를 방문한 고객의 연령별 티켓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극장을 방문하는 연령층이 콘텐츠별로 차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는 ‘아바타: 물의 길’이 3040세대에서 절반 이상인 56.8%의 티켓 비중을 기록했다. 2월부터 4월까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의 역주행과 N차 관람 영향으로 1020세대 관객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5월과 6월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등 할리우드 대작과 ‘범죄도시3’가 흥행하며 1월에 이어 3040세대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7월부터 현재까지는 여름 성수기 한국영화 기대작과 함께 ‘엘리멘탈’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전 연령대의 관객이 극장을 방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수 점유율은 36%로 나타났다. 이는 2017~2019년의 한국영화 관객수 점유율 평균(57%) 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올해 최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가 한국영화인 ‘범죄도시3’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제로 ‘범죄도시3’는 ‘아바타: 물의 길’보다 10일 빠른 3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는 가장 높은 신규 및 회복고객 비중(30.5%)을 나타냈다.
CJ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관객들의 영화 선택이 까다로워지고, 눈높이도 높아졌지만 ’범죄도시3’나 ‘엘리멘탈’ 같이 볼 만한 콘텐츠가 개봉하면 극장을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영화 흥행을 주도하는 세대와 연령대의 폭이 넓어지고, 콘텐츠별로도 세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영화 소비 트렌드
CGV는 코로나19 이후 CGV를 방문한 고객의 영화 소비 행태를 분석해 ▲소확잼 ▲역주행 ▲서브컬처의 부상 ▲비일상성 등 4가지를 변화된 영화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했다.
우선 ‘소확잼’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의 줄임말로 관객이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 작품을 선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평균 관람 시점도 전보다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0.8일에서 최근 1년간은 15.1일로 나타나 4.3일 늘었다. 특히 이런 경향은 1020세대에서 두드러져 10대와 20대의 평균 관람 시점은 2019년 대비 각각 6.3일, 4.7일 늦어졌다.
입소문과 SNS 바이럴 마케팅 영향력이 확대되며 주차별 관객 유입이 증가하는 ‘역주행’ 트렌드도 나타났다. 올해 대표적인 역주행 작품으로는 ‘엘리멘탈’이 꼽힌다. ‘엘리멘탈’은 개봉 3~4주차에 1~2주차보다 많은 관객 유입률을 보였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또한 주차별 관객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또다른 역주행 사례다. 특히, 개봉 초기에는 3040세대가 흥행을 주도했지만, 개봉 5주차부터는 20대 관객이 30대 이상 관객보다 높은 티켓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CGV가 진행한 영화 ‘바비’의 ‘핑크 덕후 상영회’와 ‘엘리멘탈’의 ‘극공감F관’은 모두 80%가 넘는 평균 객석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다음으로 나만의 가치소비 확산에 따른 ‘N차 관람의 대중화’, ‘재패니메이션 인기’, ‘ICECON(CGV얼터콘텐츠 브랜드) 콘텐츠 흥행 등 ‘서브컬처의 부상’을 세 번째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했다.
과거 천만 대작영화 중심의 N차 관람 문화가 최근에는 미들급 영화로 소비 저변이 확대됐다. 최근 1년간의 N차 관람 횟수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올해 N차 관람 문화의 대표 주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재패니메이션 콘텐츠로 나타났다.
CGV의 단독 개봉작과 ICECON 콘텐츠 등 CGV ONLY 콘텐츠도 세분화된 관객 니즈를 충족시켰다. 올해 CGV 단독 개봉작의 관객 수는 상반기에만 15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배가 넘는 수치다.
마지막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늘고 있는 ‘비일상성’을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특별관으로 최근 1년 동안 CGV의 특별관 티켓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5% 증가했다. 매출액 또한 2019년 대비 7.6% 증가했다.
작품별 컨셉에 따라 특별관 수요도 다르게 나타났다. ‘오펜하이머’는 개봉 1주차에 IMAX 평균 객석률이 52%에 달했고,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3면 스크린을 모두 활용해 콘서트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스크린X관의 매출 점유율이 73%에 달했다. 템퍼시네마(TEMPUR CINEMA)와 프라이빗 박스(PRIVATE BOX) 등의 고급 특별관 인기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론칭한 프라이빗 박스도 평균 객석률이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CGV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지난달 CGV신세계 경기에 전관 특별관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CJ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은 “새로운 영화관람 트렌드를 바탕으로 CGV만의 강점인 ONLY 콘텐츠와 특별관 확대, 차별화된 경험 마케팅 등의 노력을 통해 고객의 극장 방문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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