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4기 암' 진단…"안면마비 확률 70%" 그가 서울대 간 사연

이보람 2023. 8. 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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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 역사학과에 입학한 이현우 군. 사진 EBS뉴스 캡처

고등학교 3학년 수험 생활을 앞두고 암 진단을 받아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하루 13시간씩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한 수험생의 사연이 화제다.

30일 EBS는 ‘꿈 장학생’ 우수상을 받은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1학년 이현우(19) 군의 이야기를 전했다. ‘꿈장학생’은 교육부와 EBS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교 수업과 EBS 고교 강의만으로 목표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제도다.

이군은 2021년 동생이 백혈병에 걸리면서 혹시나 해서 검사를 받았고, 고3 수험 생활을 시작하기 직전인 작년 1월 암 판정을 받았다. 귀밑 침샘에 암세포가 생기는 이하선암 4기였다.

이군은 암 진단 뒤 심경에 대해 “수술해도 안면 마비 확률이 70%에 달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단을 받은 뒤 이군은 카메라를 들었다고 했다. 기쁜 표정, 슬픈 표정, 놀란 표정… 다시는 볼 수 없을지 모른은 자신의 얼굴을 남겨두기 위해서였다. 이군은 “앞으로 어떤 얼굴을 갖게 될지 모르겠더라”라며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군은 고향인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4월부터 한 달 간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시도 때도 없이 코피가 났고 피부가 약해져 밥을 삼킬 때 조차도 고통이 이어졌다.

이군은 투병 생활로 인해 휴학을 고민했지만, 휴학 대신 EBS 교재로 수능과 내신을 준비하며 병원과 제주 집을 오갔다. 하루 13시간씩 공부에 몰두한 이군은 다니던 제주제일고를 문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이군은 “방황하던 상황에서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를 듣고 있던 중이었는데, (저의) 사연을 윤혜정 선생님이 읽어주셨다”며 “공감해 주시고 또 할 수 있다고 잘 될 거라고 응원해 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군은 “수술을 하고 병원에 오래 누워 있으니까 힘든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라”며 “서러운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기록하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꿈 장학생’ 최우수상 수상자는 아버지의 심근경색 투병과 조부상 등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던 곽수현양이다. 곽양은 기초수급생활자에게 무료 배부되는 EBS 교재로 공부한 끝에 이화여대 소비자학과에 합격했다.

최우수상 수상자 1명에 500만원, 특별상 수상자 1명에 400만원, 우수상 수상자 8명에 각 300만원의 총 33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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