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스타트업, 정부지원 타성 벗어야…'세계 차지' 의지 갖길"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민간 중심, 시장 중심으로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말한 뒤 “정부 직접 지원에 의한 창업자의 양적 증가, 내수 시장에 안주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투자를 주도하고, 정부는 민간 펀드에 대한 출자와 세제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벤처와 스타트업은 우리 혁신의 주역”이라며 “우리 정부가 들어선 이래 7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 환경에 맞춰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시야를 세계로 넓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기업인들에게는 “세계 시장을 우리가 차지하겠다, 또 그들과 함께 세계 시장을 더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인프라를 갖추고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커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으로 딥테크 같은 전략 분야는 대기업·금융권 등과 2조원 규모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결성하고 이곳에 정부가 힘을 보태겠다는 계획을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은 “혁신을 주도하는 전 세계 청년이 대한민국으로 모이고, 우리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 혁신가들과 연대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회의에서 스타트업 코리아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해외 벤처캐피털 투자로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 지원하는 ‘글로벌 팁스’를 신설하고, 해외에 진출한 벤처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해외 진출 전용 펀드’를 운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시장과 세계시장을 싱글마켓으로 단일화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해 나가면서 국제기준과 표준에 맞게 한국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스타트업의 성장 토양을 망가트리고, 국제 시류에도 안 맞는 되는 규제는 과감히 고쳐나가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세계화, 세계시장 진출, 국제주의를 지향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회의 중 언급된 기술탈취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기술탈취는 중범죄”라며 “단호하게 사법 처리해야 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고 보복당하지 않게끔 국가가 지켜주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기업과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면서, 기술 탈취와 관련한 입법을 세심히 살피겠다”고 호응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장에 깜짝 등장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의 회견장을 찾은 김 여사는 “함께 친구가 되어서 개 식용이 금지될 때까지 끝까지 운동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오늘 우리가 얼마나 안타깝고 간절한 마음으로 나왔는지 모두 공감할 것”이라며 “한쪽에선 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놓는 여러분이 계신가 하면 한쪽에선 너무 잔인하고 정말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죽어가는 동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과 동물이 다 같이 공존해야 하는 시대”라며 “불법 개 식용은 절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발언이 끝나고 회견 참석자가 김 여사의 손등에 강아지 그림을 그려줬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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