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주범’ 몰린 비대면‧50년 주담대…결국 축소 수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축소 수순을 밟고 있다. 금융당국에 의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주택구입자금 주담대 대상자 조건을 기존 세대 합산 기준 ‘무주택, 1주택 또는 2주택 세대’에서 ‘무주택 세대’로 변경한다. 당분간 집이 있으면 카카오뱅크 주담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50년 만기 주담대 이용문도 좁아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다음 달부터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고정·변동금리 혼합)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28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팔지 않고 있다. 판매 중단까진 아니더라도 나이 연령 제한을 두는 은행들도 있다. Sh수협은행은 지난 24일부터 만 34세 이하 대출자에게만 50년 만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당국 압박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유관기관과 함께 연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대출이 크게 증가한 부문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대출 태도가 느슨한 부분은 없는지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며 점검 대상으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와 ‘다수 은행의 50년만기 주담대’를 적시했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 대환 대출 플랫폼 도입 등 주 원인을 두고 ‘곁가지’만 치려한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이 전분기 대비 각각 24.9%, 30.1% 늘긴 했지만 총량은 전체 대출액 대비 크지 않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전체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된다”라며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50년 만기 대출도 시중은행이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이어서 취급 시기가 길지 않다.
‘손쉬운 이자 장사’라는 은행권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10일 은행 등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최근 은행 이자 순익에 대한 횡재세 도입 예를 들면서다.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는 지난 29일 발표한 ‘은행 산업 역할과 수익성’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 산업의 2013∼2022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2로, 미국(10.2)과 캐나다(16.8) 등 주요국 대비 절반을 밑돈다고 밝혔다. 은행권 ‘돈잔치’ 비판에 대해 항변한 것이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국내 은행의 수익 규모가 큰 것과 관련해 비판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은행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하면 외부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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