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새마을호 부족난 풀릴까... ITX-마음 9월부터 운행 시작 [박장식의 환승센터]

박장식 2023. 8. 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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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km/h급 열차, 7개 노선 투입돼... 일반열차 횟수 늘어난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교통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전하는 곳,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기자말>

[박장식 기자]

 오는 9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는 ITX-마음의 차량.
ⓒ 박장식
객차 부족, 그리고 그에 따른 운행 편수 감축으로 인해 한동안 만성 부족에 시달렸던 ITX-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운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음 달이면 ITX-새마을에 이은 새로운 간선형 전기동차, ITX-마음이 도입되어 운행되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9월 1일부터 개정되는 전국 철도 시간표를 공개했다. 이번 시간표 개정에선 그간 전주·여수를 비롯해 창원·포항·진주 등 다양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요구가 따랐던 전라선·경전선·동해선 SRT의 개통이 포함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세대의 간선형 전기동차, ITX-마음 열차의 운행 시작이다. 한국철도는 2015년 ITX-새마을의 도입 이후 일반열차에서의 신조열차 운행이 없었던 상황. 8년 만에 도입되는 ITX-마음이 한국 철도 곳곳을 누빌 새로운 얼굴로 자리잡을지 기대된다. 

8년간 새 열차 없었다... 차량 부족 피해 본 서민들

ITX-새마을이 운행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고속열차는 강릉선과 중앙선, 동해선 등에 새로운 노선이 생겨났고, 운행 편수 역시 크게 늘어났다. 특히 4세대 KTX-산천, KTX-이음 등의 열차가 새로이 투입되어 운행 편수가 늘어나면서 늘어나는 고속열차 수요를 충족했다.

반면 일반열차는 열악한 상황이 이어졌다. 2018년에는 장항선에서만 운행을 이어가던 새마을호 열차가 30여 년의 역사를 마감했고, 적잖은 무궁화호 객차 역시 내구연한이 다가오면서 대체 차량 없이 무궁화호 객차가 사라지는 '대안 없는 폐차'가 시작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서민들이 입게 됐다.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객차 수는 수명을 다한 탓에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대체할 수 있는 신조객차가 없었던 탓에 결국 전반적인 객차가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폐차가 시작된 무궁화호 객차. 일반열차 차량의 부족난으로 인해 적잖은 노선에서 무궁화호가 감축되었다.
ⓒ 박장식
 
특히 2022년 가을에는 이러한 객차 부족 문제가 본격적으로 비화되었다. 객차 부족으로 인해 전라선과 호남선 무궁화호 2편이 운행을 중단했고, 일부 열차는 운행구간이 단축되어 서울 대신 익산역을 종착역으로 삼으면서 '서민열차' 무궁화호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가 어려워졌음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런 탓에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 오후처럼 열차 승객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몇 주 전부터 입석까지 매진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출퇴근 시간에는 열차 출입구까지 승객이 꽉꽉 들어차는 경우도 많았다. 서민열차가 '콩나물시루'가 되었다는 비판도 나올 정도였다.

2년 납기 지연 끝에 도입... 'ITX-마음' 단비 될까 

한국철도공사도 객차 부족 문제를 예상치 못한 것이 아니다. 당초 2021년 도입을 목표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ITX-새마을과 유사한 시속 150km급 간선형 전기동차를 발주했지만, 차량 제작사의 납품 지연으로 인해 큰 애를 먹었다. 결국 2021년 운행을 시작했어야 할 차량은 2022년 늦봄에서야 처음으로 출고됐다.

납기 지연이라는 문제가 있었던 탓에 기존의 객차를 최대한 활용하려던 한국철도공사였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았다. 기존 객차의 노후화로 인해 냉·난방장치가 고장 나며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선로 문제·이상 기후로 인한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객차가 폐차되는 등 불가피한 문제도 많았다.

이처럼 운행 편수 감소를 넘어 안전을 위협할 수 있었기에, 기존 일반열차의 수요를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열차의 투입이 더욱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특히 현재도 납품되어 시운전을 하고 있는 편성이 많아, 운행 편수 증가의 여지 역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진행된 명명식을 통해 'ITX-마음'이라는 이름이 붙은 간선형 전기동차는 8년 전 운행을 시작했던 ITX-새마을에 비해 더욱 편리해졌다. 모든 좌석에 220V 콘센트와 USB 포트가 설치되어 디지털 기기를 충전할 수 있고, 선반과 수하물보관대, 발받침대 역시 갖추고 있다.
 
 'ITX-마음'의 객차 내 모습. 큼지막하게 좌석 가운데 놓여있는 콘센트 자리가 눈에 띈다.
ⓒ 박장식
 
특히 좌석마다 팔걸이가 달려 있어 옆에 다른 사람이 탑승하더라도 독립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각 좌석마다 KTX와 유사한 형태의 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좌석 간격은 KTX-산천의 930mm보다 넓은 980mm로 설계되어, 더욱 쾌적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이렇듯 장점이 꽤나 부각되지만, '무궁화호 대체 열차'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새마을호의 요금(기본운임 4800원, 무궁화호는 2600원이다. - 기자 말)을 따라가는 것은 아쉽다. '서민열차'의 무궁화호를 대체하는 열차인 만큼, 더욱 유연한 할인 정책 등을 활용해 더욱 나은 가격 책정을 하길 바란다.

9월 1일부터 운행 시작... 두 달간 20% 할인도

그런 기다림 속에서 드디어 첫 기적을 울리는 ITX-마음은 9월 1일 오전 10시 42분에 부산역에서, 그리고 오전 10시 47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간다. 경부선에서는 하루 2편 운행하고, 전라선과 호남선에서도 각각 하루 두 편씩, 태백선에서는 하루 한 편 운행한다.

특히 영월·정선·태백·삼척 등 강원 남부 내륙 지역을 잇는 태백선 일대의 기대감이 높다. 2006년 태백선에서의 새마을호 운행이 중단된 이후 무려 17년 만에 무궁화호보다 상위 등급의 열차를 운행하는 것이기 때문. 이런 탓에 지역에서는 더욱 빨라진 소요 시간을 바탕으로 ITX-마음을 '준고속열차'로 일컫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특히 ITX-마음을 시작으로, 그간 운행 횟수와 운행 구간이 점점 줄어들었던 일반열차의 공급을 늘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일단 전라선·호남선 등에서는 ITX-마음의 운행에 따라 일반열차를 한 편 더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철도공사 역시 기대감에 걸맞게 9월 1일부터 두 달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10월 31일까지 ITX-마음 운임의 20%를 모두에게 할인하고, 노인·경증장애인에 주어지던 주중 30% 할인을 주말까지 확대 적용한다. 날도 선선해지는 9월, ITX-마음과 함께 그간 떠나지 못했던 국내여행을 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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