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이어 130년 '닥스다움' 바꾼다…"한국과 수시로 디자인 작업"
130년 전통 영국 패션 브랜드 닥스의 디자인을 총지휘하는 뤽 구아다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영국 버버리에서 17년간 근무하며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맡았던 구아다던 CD는 2021년 닥스로 영입돼 브랜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아다던 CD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LF 라움이스트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닥스가 추구하는 현대적이고 전통적인 영국 스타일을 여성복‧남성복‧액세서리 등 전 제품군에 반영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한국 고객들이 변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닥스는 최근 구아다던 CD가 디자인한 가을·겨울(FW) 신상품 ‘여왕의 이면’ 컬렉션을 국내에 출시했다. 클래식 트렌치코트는 더블 버튼과 차분한 색감으로 전통 스타일을 지키면서도, 스트랩으로 허릿단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는 “소재를 다양화해 볼륨감에 신경을 썼는데, 그러면서도 전통적인 스타일을 잃지 않으려고 고급스러운 색깔은 유지했다”고 전했다.
“전통과 현대 섞인 영국 문화에 한국인 매료”
올해는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 되는 해다. 197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닥스도 최근 판매량이 늘어나 수입사인 LF 매출 증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구아다던 CD는 “한국과 영국은 영토가 작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영화, 패션으로 세계에 영감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펑크와 같은 최신 음악이 나온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적인 영국 스타일에 한국인들이 빠져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와 공동 작업도 강조했다. 구아다던 CD는 “일주일에 10번 이상 e메일을 주고받고 화상 회의도 자주 한다”며 “디자인팀이 보내온 사진 아이디어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00년 이상 된 자료가 저장된 아카이브를 같이 검토하며 영국의 전통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특히 1950~60년대 제작된 닥스의 광고물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닥스는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국내 주요 매장을 ‘영국식 정원’을 테마로 전면 재단장했다. 그는 “영국에 사는 집 뒤뜰에 조그마한 정원이 있는데 곡선으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매장에도 적용했다”며 “들어가는 입구부터 곡선으로 고객을 맞이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세계 3대 패션스쿨로 불리는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를 나온 구아다던 CD는 영국 왕립 예술학교인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20년 넘게 패션 디자인 분야에서만 일을 해왔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구두부터 시계, 정장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맞춰 입고 나왔다. 클래식함을 재해석한 뒤 유행에 상관없이 전 연령층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는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영원한 ‘닥스다움’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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