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산고 끝에 교체된 리더십…닻 올린 김영섭호 KT, 과제는

김경미 2023. 8.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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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신임 대표가 30일 경기도 성남시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KT

KT가 신임 대표이사(CEO) 선임을 마치고 반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 체제로 정비했다.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장기간 경영 공백을 겪어온 KT가 새 선장과 함께 혁신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김주원 기자

KT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64) 대표이사 후보 선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결 참여 주식 60% 이상의 찬성을 얻은 것. KT가 외부 출신 CEO를 맞이한 것은 이석채·황창규 전 대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LG CNS CEO를 지낸 ‘39년 LG맨’. LG CNS에선 재무 전문성을 발휘해 조직 효율화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 진학할 만큼 한학에 관심이 많은 김 대표는 평소 형식적인 보고 대신 핵심에 집중하고 나이·직급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을 강조해왔다.

김 대표는 주총 직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KT는 유무형 자산, 인재,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높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챙기며 동료 간 화합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취임식은 주총에서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약 40명이 참여했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취임식은 사내 방송으로 KT 그룹사에 생중계 됐다.


당면 과제는


① 경영 정상화: 산고 끝에 신임 CEO를 맞이한 KT는 조직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 대표는 최종 CEO 후보로 확정된 이달 초부터 KT의 사내 임원들과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그는 임원들에게 디지털 전환(DX) 역량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DX 관련 신사업 발굴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② 카르텔 논란 해소: KT에 제기된 ‘이권 카르텔’ 논란을 해소하는 것도 김 대표의 과제다. 정부·여당이 KT 주요 임원들을 이권 카르텔로 지목하며 KT는 지난해 11월부터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난항을 겪었다. 현재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구현모 전 대표, 윤경림 전 사장 등 KT 전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8일 KT 본사와 KT클라우드 등에 대한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권 카르텔 혁파를 앞세워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KT 내부 반응은


김영섭 KT 신임 대표가 30일 경기도 성남시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KT
KT 직원들은 오랜 경영 공백이 해소됐다는 점에 크게 안도하고 있다. 취임식에 참석한 직원들은 김 대표에게 급여·복지 등 처우 개선, 조직개편과 인사에 대한 계획을 묻는 등 새로운 리더십이 가져올 변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돼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 두가지의 균형을 맞춰 함께 가야 한다”며 “처우를 최고로 잘해야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장복 KT 노조위원장은 “ICT 전문성과 DX 역량을 갖춘 김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며 “기업 문화 개선과 핵심 인재 양성 등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KT의 미래 성장을 확고히 견인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와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 직원들은 김 대표에게 KT 정상화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구현모 전 대표 체제의 비리 내부 감사와 인적 쇄신,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 회사) 전략 추진으로 망가진 통신 경쟁력 강화와 조직 정비 등에 노사 공동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논란 끝에 리더십 교체에 성공한 KT는 향후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통신 3사의 시장 지배력이 과도하다며 5세대(5G) 최저요금 인하 등 지속적인 요금 인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새 수장을 맞은 KT가 이 같은 정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할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KT의 새 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만9000원 대로 떨어졌던 KT의 주가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이달 들어 3만3000원 선을 회복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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