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축구·골프에 이어 종합격투기까지?…"1323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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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골프 등 인기 있는 스포츠에 막대한 오일머니를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는 종합격투기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가 종합격투기까지 직접 투자하면서 축구, 골프, 테니스 등 주요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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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골프 등 인기 있는 스포츠에 막대한 오일머니를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는 종합격투기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의 인권 상황을 스포츠 행사로 덮으려 한다는 '스포츠 워싱' 비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은 2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투자 회사인 SRJ스포츠 인베스트먼트가 미국의 종합격투기 대회인 '프로페셔널 파이터스 리그(PFL)'에 1억달러(약 1323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고 보도했다. SRJ스포츠는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이달 초 만든 스포츠 전문 투자 자회사다. 이번 투자는 이 회사의 첫 투자라고 외신은 전했다.
투자를 받게 된 PFL은 2017년 설립, 2018년 출범한 미국 종합격투기 리그로, 주요 종합격투기 단체 중 리그를 선수 개인이 연중 대회가 아닌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 챔피언십 등을 두고 경쟁하게끔 운영하는 건 PFL이 처음이다.
PFL은 SRJ스포츠에서 받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2024년 2분기에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종합격투기 리그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주관하는 회사는 사우디에 본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사우디가 PFL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명 선수와 함께 'PFL PPV 슈퍼파이트'라고 불리는 새로운 편당 프로그램 유료 시청제(Pay-Per-View)도 운영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이미 종합격투기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미 사우디는 오는 10월 28일 수도 리야드에서 헤비급 챔피언 복서 타이슨 퓨리와 카메룬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의 경기를 주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미 중동에서 종합격투기 관련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이러한 접근은 두 중동 국가 간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종합격투기까지 직접 투자하면서 축구, 골프, 테니스 등 주요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는 올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네이마르 다 실바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자국 리그로 영입해 축구 팬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지난해에는 PIF를 통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대항하는 LIV 골프를 창설, 올해 6월 합병까지 만들어 냈다. 2021년부터는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 대회도 열고 있다.
사우디가 이처럼 스포츠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청사진 때문이다. 석유 판매에만 의존했던 경제 구조를 미래 신산업 토대로 변혁하겠다는 전략 하에 사우디를 세계적인 '스포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사우디가 스포츠로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는 스포츠 워싱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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