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 없앤 화려한 속옷쇼 부활…최소라, 韓 최초 런웨이 선다
5년여 만에 부활하는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의 월드투어 패션쇼에서 국내 톱모델 최소라가 한국인 모델 최초로 런웨이에 선다.
30일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은 오는 9월 26일 ‘더 투어 23(THE TOUR 23)’ 패션쇼를 연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5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2001년부터 미국 지상파인 ABC·CBS 방송 등을 통해 중계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지난 2018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쇼를 끝으로 중단됐다. 시대의 흐름 속에 1000만명 넘던 시청자가 300만명 대로 급감하면서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1995년부터 최정상급 슈퍼모델들이 대거 출연하는 화려한 패션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무대에서 거대한 천사 날개를 달고 몸매를 강조한 섹시한 의상에 하이힐을 신은 모델들이 출연하며 이목을 끌었다.
무대에 선 빅토리아 시크릿의 전속 모델은 ‘앤젤’로 불리며 당대 최고 모델로 인정받았다. 타이라 뱅크스, 하이디 클룸, 지젤 번천, 미란다 커, 바바라 팔빈 등 세계적인 모델들이 앤젤로 활동했다.
이에 힘입어 빅토리아 시크릿은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속옷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성에 대한 관념이 변화하며 빅토리아 시크릿은 확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하고 여성성을 왜곡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 모델들의 평균 신장은 177.8㎝, 체중은 50.8㎏, 허리 둘레는 24인치였다. 또 핵심 모델들이 대부분 백인이었다는 점에서 유색인종 차별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빅토리아 시크릿 모회사인 엘 브랜즈 창업자 레슬리 웩스너가 미국 최악의 성범죄자로 불리는 제프리 엡스타인과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빅토리아 시크릿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빅토리아 시크릿은 회사의 상징과도 같았던 패션쇼를 없애고, 앤젤 역시 폐지한다고 2018년 말 발표했다.
이후 빅토리아 시크릿은 2021년 트랜스젠더와 수단 난민 출신, 사진작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 중국 출신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등을 새로운 모델로 발표했다. 또 ‘디 아이콘(The Icon)’ 등 다양성을 담은 컬렉션을 발표했다. 새로운 패션쇼 무대에 서는 모델들에게는 ‘앤젤’ 대신 ‘빅시 컬렉티브(VS Collective)’라는 명칭을 붙였다.
5년 만에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이번 패션쇼에서는 브랜드의 대대적인 변화를 위해 세계 최고의 모델들이 출동한다. 헤일리 비버, 지지 하디드, 아두트 아케치, 팔로마 엘세서 등이다.
최소라 역시 이번 패션쇼 무대에 선다. 빅토리아 시크릿 최초의 한국인 모델이다. 최근 빅토리아 시크릿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니 팍스가 디자인한 상품 라인을 착용한 최소라의 모습을 공개했다.
최소라는 2014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모델로 활약하며 해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프라다·버버리·발렌티노 등 수많은 명품 브랜드 광고와 런웨이를 장식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9년엔 총 89개 쇼에 출연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쇼에 선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루이비통의 최초 프리폴 패션쇼에선 단독 클로징을, 5월 경복궁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린 구찌(Gucci)의 크루즈 패션쇼에선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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