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시대가 끝났다고?’, 메타버스 사업에 손 뻗는 게임사들
코로나 19 유행 당시에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메타버스가 부상했다. 메타버스란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코로나 19의 특성상 비대면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했기에, 가상 세계에서나마 타인과 교류할 수 있었던 메타버스가 큰 주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며 ‘메타버스’ 사업도 같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기준으로, 메타버스 검색량이 지난해 100(최대치 100, 숫자가 클수록 관심도가 높다)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다 올해 초에는 최저 18로 관심이 뚝 끊긴 것.
이렇게 ‘메타버스’의 열기가 완전히 사그라들 줄 알았으나, 최근 게임사들이 하나둘 관련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에게 ‘메타버스’는 성장성과 확장성이 높아 기존에 있던 게임사업의 한계를 넓히기에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구글 트렌드 데이터도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 직무설명회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를 공개했다. 이 ‘미니버스’는 이용자들이 3D 공간에서 소통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셜 샌드박스 플랫폼이다.
‘미니버스’ 관계자는 특별한 목적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듣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취미 공간으로 사용하는 등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창작 콘텐츠를 거래해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유저 창작 메타버스 프로젝트’ 관련된 인력 추가 모집을 진행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고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니버스’는 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한 고품질 3D 그래픽을 추구하고, 디지털 휴먼(인간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3D 가상 인간) 기술도 접목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더 많은 사람이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크래프톤은 지난 4월 ‘제페토’의 제작업체로 유명한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 법인 ‘미글루(Migaloo)’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미글루’ 관계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을 활용해 자유롭게 창작물을 거래할 수 있는 C2E(Create to Earn, 창작으로 돈 벌기) 시스템을 차용한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그중에서 프로그램 및 창작 도구와 시스템 개발을 맡고,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를 담당한다. ‘미글루’는 연내에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형철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실장은 “깊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메타버스의 핵심 서비스와 구체적인 모델을 명확하게 정의했다.”,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성공 경험이 풍부한 양사가 모인 만큼 좋은 결과물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넷마블도 지난 4월에 자사의 유명 IP ‘모두의 마블’의 후속작인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이하 모두의마블2)’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두의마블2는 전작의 보드 게임성을 계승함과 동시에 실제 지적도 기반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월드'를 게임 내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메타월드’는 뉴욕 맨해튼 등 주요 도시의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이용자는 이 공간에서 토지 보유, 건물 건설,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지원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넷마블은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를 통해 MMO 소셜 게이밍 오픈월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지난 25일 공개했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MMO 소셜 오픈월드 게임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언리얼 엔진 5를 이용해 사실적인 그래픽을 선보일 예정이고, 이용자 간 상호작용 및 콘텐츠 제작 등 현실과 연계된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도 빠질 수 없다. 컴투스는 지난 1일 자회사 컴투버스가 메타버스 ‘컴투버스(Com2Verse)’의 첫 서비스인 ‘스페이스’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컴투버스’는 공간의 제약을 넘어 일이나 경제, 놀이 등 대부분의 생활을 디지털 세계에서 자유롭게 펼치는 수 있는 실제 삶의 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컴투버스'의 첫 번째 공간인 '스페이스'는 크고 작은 다양한 목적의 그룹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메타버스 커뮤니티의 허브 역할을 한다. 스페이스에는 커뮤니티벌 목적에 따른 공간 설정 서비스 '테마' 기능을 제공하고, 지금은 총 4종(무공간, 카페공간, 자연공간, 미래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컴투버스의 이경일 대표는 “첫 번째 공간의 모습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컴투버스는 미래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으로, 모든 공간의 활용성과 의미를 가지도록 설계한 만큼 향후 전개될 다양한 서비스를 기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22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2년 618억 달러(약 80조 원)로, 연평균 47.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에는 4269억 달러(약 55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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