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보낸 美 '강철비' 집속탄…WP "바이든 도박" 우려 왜
지난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집속탄을 두고 민간인 살상 위험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중에서 터진 뒤 다수의 작은 폭탄이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란 별명이 붙은 집속탄은 1개 중대 병력(100여 명) 정도를 한꺼번에 살상할 수 있는 무기다.
WP는 ‘집속탄 사용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한 결정을 ‘도박’이라고 평가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지원받은 집속탄을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매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집속탄이 불발률이 높아 민간인에게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사 즉시 폭발하지 않고 수년간 폭발 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는 폭탄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집속탄은 무기 저장고에 오래 보관될수록 불발률은 높아지는데, WP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보낸 집속탄은 1990년대 생산이 종료된 구식이다.
현재 미 법률은 불발률이 1% 이상인 집속탄의 생산과 사용, 타국 이전을 금지한다. 때문에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집속탄 지원 결정을 두고 “법을 우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집속탄의 불발률이 2.5% 미만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를 반박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뉴욕타임스(NYT)는 2002년 미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미군이 이라크전에서도 사용했던 이 집속탄의 실제 불발률이 14%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120여 개국이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는 협약을 맺은 상태다. 그러나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았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미국의 집속탄 지원 결정이 협약 정신에 반한다며 불발률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우려에 ‘미미한 위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곳곳에 설치한 지뢰에 비한다면 집속탄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설명이다. 미 정부도 불발탄을 지뢰 제거 차원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WP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집속탄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지뢰 제거를 위한 자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 정부가 발표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2억5000만 달러(약 3312억원) 규모의 대규모 무기지원안에는 지뢰 제거 장비가 포함됐다. 이번 패키지에는 AIM-9M 방공미사일·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포탄 등도 들어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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