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김정은, 굶주린 주민들은 미역 먹다 배 터져죽어"

장희준 2023. 8. 30. 15: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 깜짝 등장해 김정은을 직격했던 탈북청년이 직접 겪은 북한의 실상에 대해 증언했다.

탈북청년 김일혁씨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내가 알았던 북한'을 주제로 인권 실상을 증언했다.

그는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온 뒤 한국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7일(현지시간)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김정은을 향해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라"고 직격한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북청년 김일혁씨, 직접 겪은 인권참상 증언
"어릴 때부터 강제노동…굶어죽는 일도 흔해"
안보리 北인권 회의에서 '김정은 독재자' 직격

#. 제가 열네 살 때 아버지는 중국산 휴대전화로 한국에 넘어간 친구와 연락을 하다 보위부에 발각됐습니다. 수용소에 끌려간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는 너무 참담했습니다. 하루는 온몸이 가려워서 잠에서 깼는데, 옆사람이 죽어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기생충이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 가는데, 그래서 잠이 깰 정도로 가려웠던 것입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 깜짝 등장해 김정은을 직격했던 탈북청년이 직접 겪은 북한의 실상에 대해 증언했다. 핵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 정권의 독재 아래, 어린 시절부터 아사(餓死·굶어 죽음)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으며 마른 미역으로 배를 채우던 주민들이 배가 터져 죽는 참혹한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탈북청년 김일혁씨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장희준 기자 junh@

탈북청년 김일혁씨는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국제포럼'에서 '내가 알았던 북한'을 주제로 인권 실상을 증언했다. 그는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온 뒤 한국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17일(현지시간)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김정은을 향해 "독재는 영원할 수 없다.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라"고 직격한 바 있다.

북한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대가 없는 강제노동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자유롭게 공부하고 싶었지만, 노동현장에 나가지 않으면 같은 반 친구들을 모조리 집으로 보내 끌고 오도록 시켰다고 한다. 김씨는 "그렇게 학교로 불려 나가면 술에 취한 담임이 의자로 머리를 내리찍거나, 발과 주먹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고 회상했다.

김씨와 가족들은 2011년 북한을 탈출했다. 계기는 아버지의 휴대전화 사용이 발각된 것이다. 교화소로 끌려간 아버지는 혹독한 생활 속에 하루가 멀다 하고 주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봐야 했다고 한다. 특히 굶주린 사람들이 마른 미역을 주워 먹으면서 배를 채우려다 뱃속에서 미역이 불어나면서 배가 터져 죽는 끔찍한 일까지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김씨와 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두만강을 건넜다. 김씨는 "손이 잘려나갈 것처럼 고통스러웠지만, 이 강만 지나면 좋은 세상이 있으리라 믿고 참았다"며 "중국 국경을 넘어서는 공안에 잡히지 않으려 벙어리인 척 말을 못하는 연기까지 해야 했다"고 했다. 공안에 붙잡히면 북송, 그 이후는 생존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탈북청년 김일혁씨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를 고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유엔 웹TV 캡처]

아울러 가족의 탈북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모가 수용소에서 수개월간 고문과 구타를 당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잠시 말을 멈추고 울먹이기도 했다. 김씨는 "고모가 끌려갈 당시 조카들의 나이는 고작 세 살, 다섯 살이었다"며 "나의 행동(탈북)으로 고모와 어린 두 조카들이 왜 그런 운명을 감내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팬데믹 이후로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북한 정권은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고 강력한 공포정치로 일관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피를 빨아 미사일을 날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권력층과 대화를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상대로 외부 정부를 유입하고 그들이 스스로 깨달아 정권에 반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를 북한 사람들도 누릴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며 "자유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그들을 위해 힘쓴다면, 시간이 흘러 돌아볼 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래, 한반도의 미래가 저와 여러분께 달렸다.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반도국제포럼은 2010년부터 통일부가 개최해온 1.5트랙 국제회의다. 각국 정부 관계자와 석학 등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행사는 '북핵, 인권, 그리고 통일'을 주제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력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실효적 방안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협력 등 세션으로 진행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