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수출 '비룡 에이스'…'12피안타 7실점' 수모, 다저스전만 11연패

차승윤 2023. 8. 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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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켈리가 30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5이닝 7실점 부진한 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KBO리그의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또 LA 다저스한테 무릎 꿇었다.

켈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가 5이닝 1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MLB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인 12피안타, 올 시즌 두 번째인 7실점으로 시즌 6패(10승)를 당했고, 2.97까지 낮췄던 평균자책점이 3.31까지 치솟았다.

켈리가 무너진 애리조나는 1-9로 참패하며 시즌 64패(69승)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기준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승차는 반 경기다.

켈리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 뛰었다. 당시 4년 동안 통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꾸준히 활약했다. MLB 경력은 없었으나 KBO리그에서 매년 성장했고, 그 커리어를 발판 삼아 2019년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194억원)에 계약, 미국 무대로 돌아갔다. 2019년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올린 켈리는 지난해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었다. 개인 첫 한 시즌 200이닝 투구도 돌파했다. 지난해 초엔 애리조나 구단과 2년, 총액 1800만 달러(약 241억원)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역시 기세가 좋았다. 지난 20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4볼넷 3실점을 기록해 2년 연속 10승도 이뤘다. 이어 25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승은 거두지 못했으나 7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의 완벽투도 펼쳤다.

그런 그가 이상할 정도로 다저스한테는 약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다저스전 15경기 통산 78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이 5.03으로 크게 약했다. 승리가 단 하나도 없이 10패만 거뒀다. 팀의 필승 카드인 그가 이상하게 다저스전만 나가면 '필패 카드'가 된다. 30일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다저스전 통산 성적은 16경기 83과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5.49로 더 치솟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는 애리조나로서는 켈리의 부진이 영 찜찜하다. 와일드카드 2~3위를 노리고 있는 입장이다. 2위일 경우 와일드카드 승률 1위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붙고, 승리하면 리그 전체 1위와 만난다.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유력하다. 반면 3위로 마칠 경우 지구우승 승률 3위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만나는데, 이 경우 승리 후 다저스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켈리가 지금 같은 필패 카드라면, 가을이 되어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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