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하며 "왜" 이 말뿐…손 묶인 여성, 남성과 숨진채 발견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 여성의 휴대전화로 발신된 112 신고를 접수했으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가입과 요금청구 주소 역시 다른 가족 주거지로 돼 있어 정확한 소재 파악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8시 55분쯤 강북구 미아동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 A씨와 40대 남성 B씨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신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이 확인했다.

가족은 빌라 2층에 있는 A씨의 집을 찾았다가 문이 잠겨 있자 사다리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양손이 청테이프로 묶여있었고 얼굴에는 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다. 집 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3시40분쯤A씨 휴대전화로 걸려온 112 신고를 받고 소재를 추적 중이었다. 여성은 작은 목소리로 “왜”라고만 했고 곧바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경찰은 즉시 마지막 송수신 위치를 확인해 일대를 수색했으나 A씨를 찾지 못했다. 휴대전화 가입과 요금청구 주소 역시 다른 가족 주거지로 돼있어 정확한 소재 파악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평소 왕래가 드물었던 가족은 경찰에 A씨 주소를 말하지 못하다가 기억을 더듬어 A씨 집을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에 따라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이날 오후 이들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을 파악할 방침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