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잇수다]위기의 K-미술시장,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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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일주일여 앞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준비로 미술계가 분주한 가운데, 양대 국제 행사가 위기를 맞은 국내 미술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작품 거래 규모만 1조 377억원으로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던 미술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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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일주일여 앞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준비로 미술계가 분주한 가운데, 양대 국제 행사가 위기를 맞은 국내 미술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작품 거래 규모만 1조 377억원으로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던 미술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2023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결산’ 발표에 따르면 경매 거래액은 총 811억원으로 지난해의 56% 수준에 그쳤다. 낙찰률도 52%로 지난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거래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고, 당초 경기를 다소 조정기 정도로 낙관했던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아트페어에도 찬바람은 이어졌다. 지난 5월 개최된 아트 부산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700억대 매출을 올렸었지만, 올해엔 거래량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거래액 수치를 발표하지 못했다. 부산아트페어나 화랑미술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높은 물가와 환율 추세가 계속되면서 불황의 장기화가 예고되자 환금성 낮은 미술 투자 심리가 가장 먼저 얼어붙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했다.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단색화 거장의 작품들이 출품과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판매되고, 대기자가 줄을 잇던 풍경도 지난해부터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진행된 서울옥션 홍콩 경매는 코로나19로 2년 만에 개최되며 주목받았지만, 김환기, 박서보, 김구림 등 거장의 작품들이 줄줄이 유찰돼 충격을 안겼다. 같은 날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는 중국 고가구와 일본, 인도네시아 작가 작품들이 줄줄이 낙찰되며 주요작 완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색화 이후 주목할 만한 대표 상품을 내놓지 못한 것도 위기의 한 원인이라 지적한다. 블루칩 작가에만 시장이 집중하는 사이 새로운 주제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해외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한국 작품 중에 “살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기간에도 선연히 드러났다. 외국 거장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 프리즈는 VIP 프리뷰 기간부터 오픈런이 이어졌고, 나흘간의 판매고 역시 20년 내 프리즈가 진출한 4개 도시 중 2위를 기록할 만큼 고무적인 판매 성과를 올렸다는 관계자 발 소식이 돌았다. 키아프 전시장에도 인파는 몰려들었지만 쏠림 현상은 관객들 눈에도 두드러질 정도라 재주는 키아프가 부리고 실속은 프리즈가 챙긴다는 자조 섞인 평가가 업계에 이어졌다.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키아프는 올해 210개 갤러리와 함께 젊고 역동적인 작가들 작품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간담회에서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프리즈 서울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신작 중심으로 행사를 꾸렸고, 젊은 작가를 찾고자 하면 키아프에 올 수 있도록 신선한 기획에 무게를 뒀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로 오지 못했던 다수의 중국 ‘큰손’ 컬렉터의 참여가 예상되면서 흥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소비활동을 재개한 본토 컬렉터들이 지갑을 열며 축제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아시아 미술 수도로 도약을 꿈꾸는 9월 서울에서 양대 미술 축제로 시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자주 - 예잇수다(藝It수다)는 예술에 대한 수다의 줄임말로 음악·미술·공연 등 예술 전반의 이슈와 트렌드를 주제로 한 칼럼입니다.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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