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깡패 우두머리" 저격에…백악관 "대화 열려있다"

이유정 2023. 8. 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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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린 잔피에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미·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저격한 데 대해 한·미 당국자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는 2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미·일 3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리뷰 대담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위반은 한·미·일의 안보 협력만 더욱 강화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담에는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도미타 고지 주미 일본 대사도 참석했다.

조 대사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도발과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 의지를 볼 때 당분간 대화 재개 기회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선 어떤 종류의 대화나 협상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북한에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북한의 인권 실태를 알리고 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7일 해군절 행사에서 연설하며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합동 군사 연습을 정기화하기로 공표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지난 18일 미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공개 저격한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논평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미국과 북한의 의사소통 채널(line)은 열려 있다. 이는 분명하며, 우리는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조정관 “이제 동등한 3국, 책임 따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맞아 27일 해군 사령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 뉴시스
CSIS 대담에서 한·미·일 고위 당국자들은 3국 간 정상회의의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일 관계는 지난 역사에서 미국이 아버지처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번 회의에선 동등하고 강력한 세 나라가 동등한 조건에서 만났으며, 더는 누가 약하냐, 강하냐, 형님이냐의 관계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각국이 협의에 따른 책임을 지는 관계”라면서 “지난 몇 년 간 3국 협력은 한반도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이런 논의의 지리적 범위와 틀을 사이버 문제,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등으로 확대하는 게 우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캠벨 조정관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정상회의 직전 부친상을 당한 윤석열 대통령을 위로하기 위해 먼저 전화를 걸었고, 두 정상이 45분에 걸쳐 “가족에 관해 광범위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어느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집단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를 담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헌장 4조와 비교하는 질의를 받고 캠벨 조정관은 “나토는 미국과 유럽의 독특한 관계로, 개인적으로 아시아의 일을 나토와 비교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조 대사는 “한·미는 상호방위조약을 맺었고 미·일 간에도 있지만, 한·일 사이엔 법적 틀이 없다”면서 “이번 3국 간 공조 약속을 통해 우리의 안보 협력이 미래를 위해 한 단계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3국 정상회의 직후 “난폭한 내정 간섭”이라고 한 중국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선 “수사적인(rhetorical) 대응에 가깝게 느껴졌다”면서 “연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재개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미타 대사는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해 중국이 보다 책임감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캠벨 조정관도 “일본이 허위 정보와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미국은 일본과 함께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29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CSIS에서 한미일 당국자들이 3국 정상회의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CSIS 홈페이지 캡처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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