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 vs 무능재정…올해도 예산 심사 '험로' 예상

나주석 2023. 8. 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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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벌써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방향과 관련해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점은 '건전재정'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수입이 감소해서 나라 곳간은 거덜 나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 곳간을 채우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워 정부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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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긴축은 긴축대로 하면서 적자는 적자대로"
R&D 삭감 방침도 여야간 충돌 불가피
지역화폐예산·새만금사업 등 예산 삭감

올해 연말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벌써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여당은 포퓰리즘을 제거한 건전재정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야당에서는 나라 곳간이 거덜 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과 같은 예산 편성 방향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밀고있는 지역화폐예산, 새만금 예산 등 구체적인 사업을 놓고 격돌이 불가피해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다음달 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 방향과 관련해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점은 ‘건전재정’ 문제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정부 5년간 묻지마 퍼주기식 예산으로 인한 폐해를 바로잡고, 건전재정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 정부가 습관적으로 해오던 국채 발행과 예산 풀기를 과감히 배제하고, 대한민국 경제를 튼튼히 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예산편성에 목표를 뒀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수입이 감소해서 나라 곳간은 거덜 나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 곳간을 채우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워 정부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긴축을 긴축대로 했는데도 적자는 적자대로 나게 생겼다"며 "예상 재정수입은 612조원에 머물러 4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떠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건전재정을 내세우며 정부가 도입을 주장했던 건전재정 원칙마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됐다. 민주당은 "정부는 국가채무비율 60% 이하일 때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스스로 약속한 재정준칙도 못 지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공개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에 이른다.

야당은 특히 연구개발(R&D) 관련 예산 삭감을 우려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R&D 예산은 올해 기준 31조1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이나 삭감됐다"며 "국가 미래를 위해 대폭 늘려도 모자란 필수 예산을 무분별하게 삭감했는데 제대로 된 설명도, 기준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R&D 관련 예산의 방만한 운영 등을 지적하며 관련 예산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도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적극 추진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사업은 이번 예산에서 아예 제외됐다. 지역화폐 예산은 2020년 6689억원, 2021년 1조2522억원, 2022년 6052억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전액 삭감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3000억원 가량 편성됐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도 이 예산을 넣지 않았다. 정부는 "지방비로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크게 보탬이 되는 사업"이라며 정부의 편성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새만금 사업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총 6626억원 규모로 편성했으나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77.7%)을 대거 삭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새만금 개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기본계획을 새로 짤 때까지 예산 투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북지역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 등을 열어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무더기로 예산이 삭감된 것은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결산 심사에 착수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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