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학살 100년 기억모임, 구마모토서 200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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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일본 규슈 남단에 있는 구마모토현 시민단체가 '9.1 관동대지진 100년, 조선인·중국인학살을 기억하는 집회'를 준비하며 세운 목표다.
실제 관동대학살 100주년을 기념하는 집회가 열리는 곳은 일본 전역에서 사건이 일어난 일본 관동지역을 제외하면 구마모토가 유일하다.
관동지역이 아닌 구마모토에서 일본 시민들의 주체가 돼 '관동대지진 100년'을 기억하는 집회가 열리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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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일본 구마모토현에서는 관동대지진 100주년이 되는 오는 9월 1일 구마모토시국제교류회관에서 '9.1 관동대지진 100년, 조선인 중국인학살을 기억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
ⓒ 심규상 |
100명. 일본 규슈 남단에 있는 구마모토현 시민단체가 '9.1 관동대지진 100년, 조선인·중국인학살을 기억하는 집회'를 준비하며 세운 목표다.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곳은 도쿄와 요코하마를 포함한 일본 관동(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군마현 등)지역이다.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르는 큰 재난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재난 피해의 책임을 조선인에게 돌렸고, 6661명을 학살했다.
구마모토 시민 100명을 조선인학살을 기억하는 집회로 안내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구마모토는 규슈 남단으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일본 관동지역과 극과 극처럼 멀리 떨어져 있다. 실제 관동대학살 100주년을 기념하는 집회가 열리는 곳은 일본 전역에서 사건이 일어난 일본 관동지역을 제외하면 구마모토가 유일하다.
게다가 구마모토는 일본 내에서도 대표적인 보수지역으로 꼽힌다. 구마모토현은 한반도 및 대륙침략의 전초기지를 담당했던 곳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는 구마모토의 성주였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주도한 자객 대부분이 이곳 구마모토현에서 파견됐다. 2000년 초 역사 왜곡 교과서 불채택 운동을 주도해 온 '교과서 넷 구마모토'는 스스로 구마모토 지역을 왜곡 교과서 무더기 채택 가능성이 큰 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구마모토현 시민사회는 번번이 기적을 일궈냈다. 구마모토 시민단체는 구마모토 지역 시(市), 정(町), 촌(村)(한국의 시군구)을 직접 돌며 역사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를 통해 무더기 채택이 유력시되던 구마모토현에서 지금까지 채택률 0%를 줄곧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몇몇 일본 시민들이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조선의 국적 1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1년에는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가 독도 영유권 문제 등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쿠호샤 판 공민 교과서를 일부 학교의 부교재를 채택하자 구마모토 시민단체가 나서 구마모토현청을 상대로 주민 감사청구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을 구성해 시해 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시해범을 찾고 그 후손을 만나 사죄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구마모토현민들이 매년 수십 명씩 한국의 독립기념관에서 숙박하며 한국의 역사와 일제의 침략사를 배웠다. 이를 통해 일본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배우고 참회하기 위해 나서는 구마모토시민들도 한 명 두 명 늘어났다.
관동지역이 아닌 구마모토에서 일본 시민들의 주체가 돼 '관동대지진 100년'을 기억하는 집회가 열리게 된 이유다.
그런데 이들이 최근 집회 참석 목표 인원을 200명으로 늘렸다. 집회를 알리는 홍보물도 추가 인쇄했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다나카 노부유키 씨는 "한일 시민들의 진정한 평화와 우호 증진은 과거 역사를 배우고 직시하는 데 있다"며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관동대학살의 진상을 알리고 책임을 추궁해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살을 기억하는 집회'는 1일 구마모토시 국제교류회관에서 오후 2시 열린다.
[관련 기사]
간토대학살 100주년... "일본 시민사회도 나서는데 한국 왜 침묵하나" https://omn.kr/25e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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