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수술' 머리-'은퇴 선언' 이스너 US오픈 노장의 반란...비너스는 아쉬운 탈락
고관절 부상을 딛고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앤디 머리(36·세계랭킹 37위·영국)와 은퇴를 예고한 존 이스너(38·세계 157위·미국), 두 노장이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머리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코랑탱 무테(72위·프랑스)를 3-0(6-2 7-5 6-3)으로 완파했다. 머리의 2회전 상대는 19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다. 2005년 프로로 데뷔한 36세 노장 머리는 이로써 메이저 대회 단식 통산 200번째 승리를 거뒀다. 머리에 앞서 통산 8명에 불과한 대기록이다.
현역 선수 중에선 노박 조코비치(355승·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314승·스페인) 두 선수 만이 이뤘다. 머리는 한때 세계 테니스를 호령했던 스타였다. 그는 2012년 US오픈, 2013년과 2016년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조코비치, 나달,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렸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고질적인 허리, 고관절 부상으로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큰 수술까지 받으면서도 끈질기게 현역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수술 이후 한 번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은 없지만, 경기력은 꾸준히 좋아져 여전히 30위권 랭킹을 유지 중이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38세 존 이스너(157위·미국)는 1회전에서 파쿤도 디아스 아코스타(94위·아르헨티나)를 3-0(6-4 6-3 7-6〈7-1〉)으로 물리치고 은퇴를 미뤘다. 이스너는 2010년 윔블던 1회전에서 니콜라 마위(프랑스)와 테니스 사상 최장인 11시간5분 혈투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다. 이스너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은 2018년 윔블던 준결승이다.
경기 뒤 이스너는 "아직 작별할 때가 아니다. 느낌이 아주 좋다. 가능한 한 오래 이 대회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스너는 열세 살 어린 마이클 모(157위·미국)를 상대로 3회전 진출에 도전한다. 여자부의 백전노장 비너스 윌리엄스(43·세계 407위·미국)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비너스는 벨기에의 그리트 미넨에 0-2(1-6 1-6)로 완패했다. 43세의 비너스는 지난해 은퇴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의 언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선수 중 최고령이기도 하다.
한편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단식 우승 후보로 꼽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세계 1위·스페인)는 도미니크 쾨퍼(세계 75위·독일)에 기권승을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1세트 왼 발목을 다친 쾨퍼는 1세트를 2-6으로 내주고 2세트 2-3으로 밀린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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