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명가’ KCC, 전주에서 부산으로 안방 옮긴다
프로농구 전주 KCC가 결국 연고지를 옮기기로 했다. 애증이 깃든 전주체육관을 떠나 부산 사직체육관으로 터를 이전한다. 최근 홈구장 부지 소유주 전북대와 전주시와 빚은 연고지 갈등 속에서 결국 이전을 택했다.
KBL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1년 대전 현대를 인수하면서 전주로 건너간 KCC는 창단 후 처음으로 전주를 떠나게 됐다.
KCC는 최근 연고지 문제를 놓고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먼저 지난달 전주시는 과거 약속했던 체육관 신축을 백지화하고 그 자리에 프로야구 2군 구장을 만들겠다는 뜻을 KCC로 전달했다. 또, 전주체육관 부지 소유지인 전북대는 2025년까지 방을 빼달라고 KCC를 압박했다.
그러자 KCC는 곧장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다. 신축체육관 건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후화된 전주체육관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주체육관은 50년 전인 1973년 건립돼 각종 시설이 크게 낡은 상태다. 관중석 역시 4300석 정도로 10개 구단 홈구장 중 규모가 가장 작다.
KCC의 연고지 이전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전주시는 부랴부랴 발 벗고 나섰다. 새 홈구장이 지어질 때까지 기존 전주체육관을 KCC가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미 KCC의 마음은 떠난 뒤였다.
KCC는 전주에서 ‘농구 명가’로서의 기틀을 세웠다. 챔피언결정전 3차례 우승과 정규리그 2회 우승으로 현대의 명성을 계승했다. 최근에는 이승현과 허웅, 라건아 등 다양한 매력의 스타들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했다. 또,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과거 왕조를 이끌었던 이상민을 코치로 영입하며 전주 농구팬들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 코치의 복귀는 전주가 아닌 부산에서 이뤄지게 됐다.
KCC가 새로 쓸 사직체육관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부산 KT가 사용했던 홈구장이다. 현재 KCC를 지휘하는 전창진 감독도 KT 사령탑 시절 사직체육관을 안방으로 썼다. 지금은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고지 이전으로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모두 비호남팀으로 꾸려지게 됐다. 전주가 속한 전북을 비롯해 전남과 광주에는 프로농구 구단이 없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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