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업정지' 앞둔 GS건설, 5000억 가락프라자 수주 ‘총력전’

곽민재 2023. 8. 3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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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부실시공 논란 후 첫 수주전
공들여온 ‘GS건설’ vs 하이엔드·재무능력 ‘현대ENG’
내달 20일 입찰…도시정비사업 재기 여부 판가름

29일 오전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프라자 단지 입구 아파트 외벽에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붙인 대형 현수막이 한눈에 들어왔다. GS건설 현수막에는 기존의 부실시공 이미지와 완전히 단절할 것을 약속하는 듯한 ‘올뉴(NEW) 자이, 새로운 각오·약속·출발’의 내용이 눈에 띄었다. 반면 맞은편 아파트 외벽에는 안전과 신용을 강조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입찰이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 아파트. 양옆으로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GS건설이 인천 검단아파트 부실시공으로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은 가운데, 송파구 가락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수주전이 GS건설 부실시공 논란 이후 첫 수주전인 만큼 향후 도시정비사업에서 재기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시공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성공할 경우 향후 다른 수주전도 노려볼 수 있다. GS건설은 연내 노량진1구역과 한남4구역, 미아2구역 등의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S건설이 철근누락 사태로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만큼 수주전을 앞둔 가락프라자 사업에서 불리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방문한 현장은 승자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팽팽한 분위기였다. 이날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GS건설이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최종 결정까지 3~5개월 걸리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최대 몇 년간 시간을 끌 수 있어 영업정지 자체가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안전문제 우려와 관련해 “GS건설에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새로운 각오로 하겠다고 단지 앞에 현수막을 붙여놓았더라”며 “오히려 그 일로 안전성 강화의 발판으로 삼으면 더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29일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 아파트 전경. [사진=곽민재 기자]

이처럼 GS건설의 부실시공 논란에도 조합원들의 마음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건 GS건설이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S건설은 2~3년 전부터 아파트 부녀회 등 바닥 민심을 꾸준히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 C씨는 “다른 건설사와 달리 GS건설 현장요원은 2~3년째 바뀌지 않고 같은 사람이 꾸준히 찾아온다”며 “그런 진정성이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 주민들은 노인층이 많아 설명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설득에 효과적”이라며 “GS건설이 주민들과 함께 대치동에 있는 자이 견본주택을 방문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도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가락프라자를 수주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까지 앞세워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수주에 성공한다면 가락프라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디에이치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가락프라자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래카드에는 재무능력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진=곽민재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은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이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재무능력도 강조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래카드에는 ‘업계 최저 부채비율 63.3%, 최고 신용등급 AA-'의 글자가 강조돼 있었다. 단지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가락프라자 재건축 사업은 공동사업시행방식인 만큼 시공사의 재무능력과 신용도가 높을수록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구조”라며 “GS건설은 철근 빼먹은 회사 아니냐.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만큼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락프라자는 1985년 준공돼 올해로 지어진 지 38년째를 맞고 있다. 가락프라자 재건축은 송파구 문정로125(가락동) 일대 4만5808.8㎡에 기존 672가구 총 11동에서 지하 3층~지상 34층 12개동, 1068가구와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3.3㎡당 780만원, 전체 공사비는 5050억원으로 예정됐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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