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거·칼로리 열풍"…韓 음료시장 첫 10兆 돌파
커피류 비중 30%로 가장 높아
무설탕·저열량 제품 중심 성장 이어갈 전망
지난해 국내 음료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 속에 저칼로리·제로슈거를 앞세운 탄산음료와 커피 등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으며 성장을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제로 열풍에 3년 새 20% 성장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2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료 시장 규모는 판매액을 기준으로 10조3110억원을 기록해 전년(9조5830억원) 대비 7.6% 성장했다. 매년 성장세를 이어온 국내 음료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하기는 지난해가 처음으로, 2019년 8조5440억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사이 20% 이상 성장했다.
품목별로는 커피류의 국내 판매 비중이 30.8%로 가장 높았다. 볶은커피의 판매량은 줄어든 반면 인스턴트커피와 조제커피, 액상커피의 판매량은 늘었다. 커피류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액상커피의 업체별 점유율은 2021년 소매 유통채널을 기준으로 롯데칠성음료가 25.3%를 차지했고, 동서식품(16.6%)과 매일유업(15.6%), 코카콜라음료(10.9%) 순으로 집계됐다.
커피류에 이어 탄산음료(24.5%)와 다(茶) 류(12.1%), 혼합음료(11.4%), 과일·채소음료(8.2%), 두유류(4.2%), 인삼·홍삼음료(3.5%) 순이었다. 탄산음료와 홍차, 홍삼, 발효음료, 커피음료 등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녹차·홍차 등 다류는 커피음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카페인이 적으면서 칼로리가 낮고,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즉석음료(RTD) 형태의 제품 출시가 확대되면서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과채 음료류는 상대적으로 당분이 많이 함유돼 건강 우려로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음료 수출액은 9억4759만 달러(약 1조2554억원)로 전년 대비 4.5% 상승하며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중국이 2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12.2%), 베트남(8.0%), 캄보디아(7.9%), 일본(4.7%), 러시아(4.7%), 이스라엘(3.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유아용 캐릭터 음료와 식물성 음료, 미국은 알로에 음료, 베트남 및 캄보디아는 곡류 가공음료와 에너지 음료가 주요 수출 품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료 수입액은 5억8863만 달러(약 7792억원)로 2018년 이후 4년간 4.7%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건강'과 '지속가능성'이 음료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음료 시장은 무설탕, 저열량, 유기농 제품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음료 시장 규모는 1조4971억 달러(약 1981조원)로 전년(1조4657억 달러) 대비 2%가량 늘었다. 글로벌 음료 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부활동이 줄고 음료 소비가 급감하면서 크게 위축됐다가 2021년부터 연평균 7.7% 상승하며 회복하는 추세이며, 2027년에는 2조41억 달러(약 265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제품군은 역시 제로슈거 음료다. 과당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로슈거 음료는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찐다는 인식 속에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제로슈거 음료는 기존 제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맛을 구현하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적용 제품도 기존 탄산음료에서 커피·이온음료·에너지드링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로슈거와 트렌드와 맞물려 차 음료나 식물성 대체 음료의 수요와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발효 건강 음료인 콤부차로, 최근 국내에서도 티젠·매일유업 등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폴라리스에 따르면 글로벌 콤부차 시장 규모는 2021년 25억달러에서 2030년 114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며, 국내 식물성 대체 음료 시장도 지난해 8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1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스트레스 해소, 숙면 보조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도 음료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카는 특허청으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천연 수면음료 ‘슬리핑보틀’을 출시했고, hy도 이달 들어 '스트레스케어 쉼'의 후속으로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제품 '수면케어 쉼'을 출시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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