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판더펜이 최고점, 토트넘 후보 선수들의 현주소

호드리구 무니스(왼쪽, 풀럼), 미키 판더펜(오른쪽,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자책골을 넣은 미키 판더펜이 팀 내 최고점을 받았다. 토트넘홋스퍼 후보 선수들의 부족한 실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30일(한국시간) 영국 풀럼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승부차기 끝에 풀럼에 무릎을 꿇었다. 정규시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다빈손 산체스가 득점에 실패하며 3PK5로 졌다.

이날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본머스전과 비교해 무려 9자리나 바뀌었다. 히샤를리송과 판더펜만이 리그컵에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역설적으로 토트넘에 부족한 부분들이 드러나는 선발 구성이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뮌헨으로 떠난 후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에릭 다이어와 자펫 탕강가가 아예 잉여 자원으로 밀려나면서 센터백 선수층도 얇아졌다.

판더펜은 이날 불운한 자책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19분 해리슨 리드를 방어하려다 톰 케어니의 크로스가 뒷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워낙 정교한 궤적으로 날아가 프레이저 포스터 골키퍼와 이반 페리시치의 헌신적인 수비로도 막아낼 수 없었다.

미키 판더펜(토트넘홋스퍼). 토트넘홋스퍼 트위터 캡처

그럼에도 명실상부한 토트넘 수비 기둥이었다. 판더펜은 왼쪽 수비수로 나와 풀럼 스트라이커 호드리구 무니스와 오른쪽 윙 아다마 트라오레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트라오레가 빠른 스피드와 다부진 체격으로 무장한 드리블러임을 감안하면 판더펜의 신체 능력이 크게 뒤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경기 후 현지 매체에서 부여한 평점에서도 팀 내 최고점을 받았다. 영국 '풋볼 런던'과 '이브닝 스탠다드'는 판더펜에게 나란히 7점을 부여했다. '풋볼 런던'에서는 단독 최고점이었고, '이브닝 스탠다드'에서는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와 함께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역설적으로 토트넘 후보 선수들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교체로 나오는 에메르송 로얄, 다빈손 산체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 등은 모두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호이비에르는 잇따른 소유권 상실로 풀럼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왜 이브 비수마에게 주전을 내줬는지를 보여줬다. 산체스 역시 승부차기 실패가 돋보였을 뿐 수비적으로도 경기 내내 좋지 않았다.

이번 풀럼전은 주전과 후보의 격차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토트넘의 조직적인 축구에서 부족한 실력의 교체 선수 1명이 팀 전체를 와해시킬 수도 있는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남은 기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홋스퍼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