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가죽재킷’ 젠슨 황의 엔비디아, AI 최강자 된 결정적 순간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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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이후 굵직한 IT의 흐름에는 한 회사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래픽카드 회사로 시작해 이제는 인공지능(AI)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된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3D 그래픽 처리를 위한 그래픽카드를 시장에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황 CEO는 업계 표준보다 엔비디아 자체 표준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다도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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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2006년 CUDA(쿠다) 개발
③2012년 알렉사넷 GPU 기반 딥러닝 개막
2010년대 중반 이후 굵직한 IT의 흐름에는 한 회사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래픽카드 회사로 시작해 이제는 인공지능(AI)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된 엔비디아다. 3D가 화제를 모을 때, 가상화폐 열기가 뜨거울 때, AI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때 그 중심에 모두 엔비디아가 있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993년 4월 젠슨 황, 크리스 말라초스키, 커티스 프리엠 등 3명이 공동 창업하며 시작됐다. AMD에서 중앙처리장치(CPU)를 설계하던 황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에서도 CPU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CPU 시장에는 인텔이라는 큰 벽이 있었다. 엔비디아는 인텔은커녕 AMD도 넘기 힘들었다. 황 CEO는 방향을 틀었다. 그는 평소에 PC가 사무용을 넘어 게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당시 CPU로는 한계가 있었다. 3D 그래픽을 잘 구현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좌표 변환 연산을 한꺼번에 많이 해야 하는데, CPU는 한 번에 하나씩만 계산하므로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엔비디아는 3D 그래픽 처리를 위한 그래픽카드를 시장에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9년 GeForce(지포스) 256을 출시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라는 이름을 붙였다. GPU가 더는 CPU의 보조역할이 아니라는 선언이었다. 지포스 256은 스스로 3D연산을 하는 첫번째 GPU였다. 지금은 보편화된 GPU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GPU의 특징은 방대한 데이터를 한 번에 병렬 연산하는 것이다. 동시에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은 AI 딥러닝에도 적용된다.
2006년 엔비디아는 CUDA(쿠다)라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GPU 시장에 1인자 굳히기에 들어간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서 구동되는 전용 프로그램으로 GPU의 활용도를 과학 및 연구 분야로 넓히는 역할을 했다. 엔비디아의 GPU 생태계 확장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황 CEO는 업계 표준보다 엔비디아 자체 표준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쿠다도 이에 해당한다. 엔비디아 GPU 하드웨어의 뛰어난 성능에 쿠다의 지원까지 더해지며 엔비디아는 GPU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에 올라섰다.
2012년은 엔비디아가 AI로 지평을 넓힌 해로 기억된다. 이미지넷(1000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된 100만개의 이미지를 인식해 정확도를 겨루는 시각지능 대회)에서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팀의 ‘알렉스넷’은 상위 5개 이미지 분류 분야에서 오답률 15.3%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우승했다. 경쟁팀 대비 정확도가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이전까지 해마다 0.1% 포인트를 줄이는 게 목표였는데 한 번에 ‘퀀텀 점프’를 한 것이다. 비결은 GPU였다. 알렉스넷은 엔비디아의 GTX 580 3GB를 2개 병렬 연결해 구성했다. 알렉스넷의 성과는 GPU 기반의 딥러닝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황 CEO는 공식 석상에서 검은색 가죽 재킷만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별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고 스티브 잡스가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만 고집한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일종의 이미지 만들기 전략이다. 그는 엔비디아 주가가 1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왼쪽 어깨에 엔비디아 로고를 문신으로 새길 정도로 회사에 애정이 많다.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난 황 CEO는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오리건 주립대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 3.5%를 보유하고 있는 황 CEO는 올해 주가 폭등으로 순자산이 280억 달러로 증가해 전 세계 부자 순위 28위까지 상승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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