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저위험 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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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와 파출소 등 일선 경찰에 지급된 권총은 2만 정 정도다.
그런데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권총을 쏘는 경우는 연평균 6번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모든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흉기 난동 사건이 늘어나자 저위험 권총을 지급해 경찰의 대응 능력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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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대와 파출소 등 일선 경찰에 지급된 권총은 2만 정 정도다. 미국 스미스&웨슨 제품인 38구경 6연발 리볼버 권총이다. 그런데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권총을 쏘는 경우는 연평균 6번에 불과하다. 권총이 있어도 사실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장 큰 이유는 소송 때문이다. 우리 법원은 경찰의 총기 사용이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용의자가 사망하면 경찰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도주하던 용의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다치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승소한 사례도 있다. 저항하는 범인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을 경우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도 국가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도 있었다. 경찰 사이에선 ‘권총은 쏘는 게 아니라 던지는 것’이라는 한탄이 나오기도 했다. 2005년 테이저건이 보급됐으나 사정거리가 4~10m 안팎으로 짧고 명중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개발된 게 ‘저위험 권총’이다. 기존 권총과 달리 맞아도 죽지 않도록 위력을 확 낮춘 권총이다. 국내 한 업체가 2016년부터 5년 동안 개발해 완성했다. 38구경 권총보다 25~30% 가벼운 515g의 무게로 위력은 10분의 1 수준이다. 탄두가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람에게 명중하면 살 속 5㎝ 정도 깊이로 박힌다. 사냥용으로 쓰이는 엽총보다 살상력이 낮고, 사격 시 반동도 기존 권총보다 작다. 손잡이 안에는 칩이 내장돼 있어 사격 시간, 장소, 각도 등이 자동 저장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모든 현장 경찰에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흉기 난동 사건이 늘어나자 저위험 권총을 지급해 경찰의 대응 능력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경찰이 흉악범을 제압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 다만 경찰의 총기 사용 확대가 불러올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총기 사용 확대가 흉악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없다. 단호하게 대응하되 과잉 대응은 자제하는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도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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