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범도 지우는 육사 ‘백선엽 웹툰’ 5년 만에 홈피에 살렸다

정우진,박장군 2023. 8. 3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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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문재인정부 때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던 백선엽 장군에 관한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를 지난달 25일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부가 지난달 24일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홈페이지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한 바로 다음 날, 육사도 백 장군 웹툰을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하면서 '백 장군 살리기'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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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언급 없이 전쟁 영웅 미화 지적
30회 연재 文정부 출범 이후 삭제
육사 내 백 장군 동상 설치 검토 중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 지난 7월25일자로 다시 게재된 고 백선엽 장군의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캡처. 육군사관학교 제공


육군사관학교가 문재인정부 때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던 백선엽 장군에 관한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를 지난달 25일 복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부가 지난달 24일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홈페이지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한 바로 다음 날, 육사도 백 장군 웹툰을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하면서 ‘백 장군 살리기’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육사 학술정보원이 제작한 이 웹툰은 2016년 5~9월 30회에 걸쳐 연재됐다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2월 삭제됐다. 29일 현재 육사 홈페이지에는 30회 분량 웹툰이 7월 25일자로 전부 올라와 있다.

이 웹툰은 2016년 최초 게재 당시 백 장군의 친일 이력에 대한 언급 없이 6·25전쟁 영웅으로만 미화됐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었다. 2018년 돌연 삭제된 것을 두고는 친일 인사를 배제하면서 사회주의 계열 인사를 국군의 역사로 재조명하려는 문재인정부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육사 측은 웹툰 복구 배경에 대해 ‘서버 용량’ 문제를 들었다. 육사 관계자는 “삭제 당시 홈페이지 서버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인터넷 속도가 지체되는 현상이 잦았다”며 “백 장군 웹툰 게재 이후 고 강재구 소령 등 다른 인물을 조명하는 웹툰이 추가로 게재됐기 때문에 내려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버 체계가 3년 전쯤 국방통합데이터로 일원화되면서 관련 문제가 해소됐고, 교육자료로서 가치 등을 검토해 홈페이지 개편 과정에서 다시 게재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선엽 장군 관련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의 한장면. 육사 홈페이지


육사 측은 백 장군 웹툰 복원이 육사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육사는 교내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논란이 확산되자 홍 장군 흉상만 옮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육사는 교내 별도 공간에 한·미동맹 공원을 조성하면서 백 장군의 동상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장군은 소련 공산당 활동 전력을 이유로 밀어내면서 백 장군을 띄우는 모양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를 포함해 지금까지 이 문제(홍범도 흉상 이전)와 관련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이 특정한 입장을 밝힌다면 그 논의에 영향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홍 장군 묘역을 참배하면서 흉상 이전 방침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무능과 실정을 감추기 위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이념전쟁을 선동하기 위해 독립전쟁 영웅을 부관참시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역사와 우리 국민이 용서하지 못할 매국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우진 박장군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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