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문 정부, 수사 피하려 사법시스템 엉망 만들어”
“지난 정부가 수사를 피하려고 사법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한 말이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지난 정부가 사회 곳곳에 여러 문제점을 심어놨다.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면 과감히 치워야 한다”며 그 대표적 예로 ‘무너진 사법시스템’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직접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검수완박을 언급하진 않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검찰 수사권을 뺏어 정부 고위직이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법원의 재판만이 사법시스템의 전부가 아니라, 수사 단계도 사법 작용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 사법 체계가 지난 정부에서 완전히 망가졌는데, 법률로 막혀 있어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인력 확충에 집중하는 경찰에 대해선 “경찰의 최우선 임무는 수사가 아닌 치안”이란 점도 재차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최근 각종 이상동기 범죄 확산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철저하게 치안 중심으로 경찰을 구조 개편하고 예산 배정도 조정하겠다”고 했다. 지난 2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9월 중순까지 치안 중심의 경찰 조직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며 “책임지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들에게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가 출범 1주년을 맞아 보고한 정책 제안을 적극 반영하라는 내용의 서신도 전달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해 ‘청년’과 ‘사회적 약자’를 주제로 8개 특별위원회를 운영한 통합위는 지난 25일 윤 대통령에게 ▶자살위기 극복 ▶자립준비청년 지원 ▶민생사기 근절 방안 등에 대한 정책 대안 등 1주년 성과를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통합위를 대통령 직속의 중장기 기획팀이라 생각하라. 상당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며 “통합위 보고서를 자동차 안에 넣어놓고 틈틈이 참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대해 김한길 위원장은 통합위 회의에서 “위원회가 더욱 책임감을 갖고 신뢰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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