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성장엔진 독일, '역성장의 늪' 빠지나

이휘경 2023. 8. 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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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독일이 경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20년 전 독일은 빈사 상태였던 경제를 되살려 세계화 시대의 제조업 강국이 됐다. 세월이 변했고, 독일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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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휘경 기자]

독일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독일이 경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러시아마저 성장세가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는데, 독일은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독일이 이처럼 부진한 경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된 주된 원인으로는 제조업 제품 수출 호황에 안주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실패했다는 점이 꼽힌다.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경제난에 직면한 독일은 급속한 산업화를 진행하던 중국에 공작기계 등 자본재와 차량 등을 대거 수출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문제는 이후에도 디지털 기술 등 신산업 투자를 소홀히 한 채 자동차와 기계, 화학 등 구산업 위주 경제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이다. 독일의 유일한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SAP만 봐도 1975년에 설립된 회사라고 WSJ은 지적했다.

중국에서 사회기반시설과 부동산 투자의 경기부양 효과가 떨어지면서 고성장 시대가 결국 막을 내렸고, 독일도 더는 중국 시장에서 재미를 보기 힘들게 됐다. 오히려 한때 독일 제품을 사들이는 고객이었던 중국 기업들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부상했다.

이미 독일의 제조업 생산량과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부터 정체 상태다.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9년 이후 독일 자동차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년간 기록한 수익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WSJ은 "20년 전 독일은 빈사 상태였던 경제를 되살려 세계화 시대의 제조업 강국이 됐다. 세월이 변했고, 독일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IfW)의 모리츠 슐라리크 이사장은 "우리는 많은 도전이 있었던 10여년간 계속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국내적으로는 공공부문 투자 위축으로 교통·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이 심각하게 노후화했고 뿌리 깊은 관료주의와 비효율, 과도한 규제로 정부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WSJ은 "(독일) 정부가 팩스 기기에 계속 의존하는 건 전국적인 농담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독일을 떠나거나 시설을 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유럽 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물가가 연쇄적으로 상승하고 화학산업의 경우 존폐를 위협받을 지경에 놓인 점도 문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역시 독일의 반등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독일에서는 기업의 약 43%가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직원을 새로 고용하는 데 드는 기간이 평균 6개월에 이른다고 WSJ은 전했다. 그런데도 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치권은 여러 조각으로 갈려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WSJ은 최근에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여론조사에서 집권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을 앞서기도 했다면서 "독일의 분열된 정치지형은 20년 전처럼 광범위한 변화를 끌어내는 걸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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