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열풍’에 얼어붙은 스타트업 투자 시장 ‘활기’
정부, K콘텐츠 스타트업 육성·지원
‘K콘텐츠’ 열풍에 스타트업 투자 냉기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 K콘텐츠 스타트업은 커머스를 넘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K콘텐츠는 영상, 앨범, 공연 등 주요 매출을 넘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연관 산업으로 확장돼 또 다른 수익 모델로 연결된다. K콘텐츠가 각국 마니아들의 일상을 파고들면서 다른 영역으로 외연을 계속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K콘텐츠와 관련한 업체들의 투자 유치 소식이 꾸준히 들리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인 더브이씨는 지난해 K팝과 관련한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1068억원이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2021년 투자금인 565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K콘텐츠 산업은 매출과 고용, 수출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K콘텐츠 산업의 매출 및 고용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각각 7.6%, 1.6% 증가한 146조9000억원, 65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시장 규모도 글로벌 7위권에 진입했다. K콘텐츠 산업은 광고 부문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게임이 83억6053만 달러(약 11조902억원), 음악이 7억6124만 달러(약 1조97억원), 방송은 6억5724만 달러(약 8718억원)였다.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K콘텐츠 스타트업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K콘텐츠 스타트업들은 종합 콘텐츠 IP 비즈니스부터 버추얼 IP, 인공지능(AI) 오디오, 팬덤 솔루션 등 다양한 시장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버추얼 IP 스타트업인 ‘블래스트’는 가상 K팝 아이돌인 플레이브를 선보였다. 플레이브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 214만회를 기록할 만큼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블래스트는 특수영상 및 시각효과(VFX) 기술과 게임 엔진을 결합해 실시간 그래픽 영상을 보여주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MBC 사내벤처 1기로 출발한 블래스트는 플레이브 외에 다양한 IP 개발을 추진 중이다. 분사 이후 IPX로부터 24억 원의 시드 투자, DSC인베스트먼트와 자회사 슈미트에서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소량의 음성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원하는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기업도 있다. ‘수퍼톤’은 특정 인물 음성과 창법을 딥러닝한 AI가 해당 인물 목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가수 ‘미드낫’은 자신의 신곡을 한국어·영어·스페인어 등 6개 언어로 동시 발매했다. 수퍼톤의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로 해외 팬들이 모국어 노래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수퍼톤은 지난달 영상음향 전문 스튜디오 라이브톤과 손잡고 K콘텐츠의 영상음향 발전을 위한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가장 큰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주목받은 K콘텐츠 스타트업은 ‘비욘드뮤직’이다. 비욘드뮤직은 유명 국내 가수들의 음원 IP를 보유하고 있다. 이승철, 이소라, 아이비, 박효신, 성시경, 윤하, 다비치, 티아라, 브라운아이드걸스, 아이유, 태연 등의 노래를 포함해 모두 2만7000곡 이상을 가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포트폴리오다. 비욘드뮤직은 옛날 노래를 리메이크 하거나 소셜미디어(SNS) 활용, 특정 시즌 및 이슈 기반의 재조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원이 쓰일 때마다 저작권료를 받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종합 콘텐츠 IP 스타트업 ‘디오리진’은 콘텐츠를 활용한 세계관 구축에 힘쓰고 있다. 디오리진은 K콘텐츠 IP를 활용해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로 팬층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디오리진은 영화 ‘설국열차’ ‘괴물’ ‘외계+인’ 등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유명한 조민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다양한 미디어에 활용 가능한 ‘멀티 유저블 IP’ 개발에 돌입했다. K콘텐츠 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에 투자업계는 지난 6월 디오리진에 133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진행했다.
K팝 커머스 플랫폼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자 이들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케이타운포유’는 전 세계 243개국에서 회원 5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 플랫폼에서 K팝 음반, 굿즈, 화장품, 패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22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90%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출액이었다. 같은 해에는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또 팬들과 K팝 스타가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인 ‘비마이프렌즈’는 2022년 CJ, GS그룹 등에서 3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 세계 팬들과 국내 콘텐츠 제작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인 ‘메이크스타’는 지난해 4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297억원으로 매출이 61.2% 늘었다.
정부는 K콘텐츠 수출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6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서비스산업발전 TF’에서 K-콘텐츠 수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까지 1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중 7900억원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민간투자가 어려운 곳에 지원한다. 콘텐츠와 연관된 산업의 수출 확대도 돕는다. 문체부는 콘텐츠의 해외 진출 거점을 올해 15곳으로 늘리고, 15억 원을 들여 한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 K콘텐츠 수출전담 조직인 한류지원본부도 신설한다.
콘진원은 해외로 나갈 K콘텐츠 스타트업을 키운다. 콘진원은 오는 11월 28일부터 3일간 열리는 ‘콘텐츠 IP 마켓 2023’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지난달에는 K콘텐츠 스타트업 대상 해외 진출 지원사업인 ‘2023 론치패드’를 진행했다.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 아랍에미리트, 일본 등 5개 국가를 전략 시장으로 보고 여기에 진출한 스타트업 40개를 모집했다. 이곳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1:1 맞춤형 컨설팅과 지식재산권 출원 등 다각도의 지원을 받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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