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새 회장 인선 3파전…내부 인사에 '무게'
'전 국민은행장' 허 부회장 강점 부각
인터뷰 후 내달 8일 최종 선정 '코앞'
KB금융의 새 회장 인선이 3파전으로 좁혀졌다. KB금융 내부에서는 허인·양종희 부회장이, 외부 인사로는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HD)은행 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 모양새다.
내부 출신 중에서도 은행장 경험이 있는 허 부회장의 강점이 제일 부각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KB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이 더 촘촘해지고 최근 별다른 금융사고도 겪지 않은 만큼 외부 인사가 자리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평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을 비롯해 김 회장까지 총 3인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인 2차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이는 앞서 이번 달 초 6명으로 추렸던 후보군을 다시 절반으로 추린 것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8일 내부 인사 중에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을 비롯해 이동철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까지 총 4명을 1차 숏리스트로 선정해둔 상태였다. 이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2명의 외부 후보는 익명으로 베일에 싸여 있었다.
마지막 경쟁을 벌이게 된 최종 후보들 중 우선 눈길이 가는 건 역시 내부 인사인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이다. 지난 몇 년 간 윤종규 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2인자들 이었던 만큼, 이전부터 새로운 KB금융 회장의 유력 후보군으로 꼽혀 온 인물들이다.
이들 가운데서도 더욱 부각되는 후보는 허 부회장이다. 부회장들 중에서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서 행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어서다. 특히 KB금융이 출범한 후 회장 자리는 모두 행장 출신의 몫이었다. 더욱이 허 부회장은 2017년 말 윤 회장이 행장 겸직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직접 후임 행장으로 앉힌 인사다.
외부 후보군인 김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베트남으로 건너가 HD은행 회장으로 재직 중인 인물이다. 그 전인 2015년 2월에는 하나은행장을, 같은 해 9월부터는 하나금융 부회장 직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KB금융 안팎의 현실을 고려하면 외부 인사가 힘을 발휘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우선 경영 승계 프로세스가 별다른 잡음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면서, 외부 후보가 끼어들 만한 가능성이 크게 축소된 현실이다. 여기에는 윤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구축해 온 CEO 승계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훨씬 강화된 검증 절차를 통해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에서도 많이 벗어났다. KB금융의 이번 회장 인선 과정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시점이다. 바로 직전 인선 사례인 2020년보다 승계 절차의 착수 시기가 약 3주 정도 앞당겨졌다. 또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어나면서 검증 기간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평가 방식이다.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번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지만, 올해는 두 번의 인터뷰를 실시하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판 조회도 실시하는 등 좀 더 면밀하게 후보자를 검증하고 있다.
KB금융에서 최근 몇 년 간 별다른 금융사고가 없었다는 점도 내부 후보들의 자신감을 올려 주는 배경이 되고 있다. 소위 말해 꼬투리를 잡을만한 건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9년 불거진 파생결합펀드 손실부터 최근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KB금융과 국민은행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왔다.
이제 관심은 다음 주로 다가온 최종 회장 선출에 모여진다. KB금융 회추위는 2차 숏리스트 3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거쳐 다음 달 8일에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 지을 계획이다.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외부 인사에게는 내부 후보보다 더 많은 인터뷰 시간이 제공된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서로 존중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준 모든 후보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최적의 적임자가 차기 회장에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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